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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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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눈물. 아내의 눈물 어제 마신 술이 종일 속을 뒤집어 " 여보, 저녁에 생태와 내장 넣은 매콤한 국물이 먹고 싶은데." 아내에게 전화했네. 어제 장인, 장모님이 막내 처제 집 오셨다는데도 우리는 가지 않고 주막에서 술을 마셨네. 내 가슴은 수백 번 처제집으로 달려갔지만 자꾸 도리질하던 아내...
누가 이런 사람 본 적 있나요? 누가 이런 사람 본 적 있나요? 미풍에도 가느다랗게 이는 파문처럼 웃을 때 눈가 주름이 곱고 푸른하늘 새털 구름처럼 볼 수록 신선한 이런 사람 누가 본 적 있습니까? 강화 내가 저수지에 뜬 만월같이 밝은 심성 노고단 밤 하늘 쏟아지는 별처럼 눈망울이 맑은 이런 사람 말입니다. 소문..
백로 백로 비 내리고 날 저문데 한 마리 백로 날개 짓 바쁘다. 가는 두 다리 쭉 뻗어 뒤에 두고 눈은 젖어 붉구나. 누구나 비 내리면 슬프고 해 지면 외로운데 그대는 어이해 울며 홀로 나는가. 어둠도 홀로 그대 홀로 나도 홀로 우리 동무하여 덧 없는 삶 한 잔 술로 잊어보면 어떨까.
개펄 개펄 보름사리 썰물에 홀라당 옷을 벗고 은밀한 둔덕 위에 물새는 문신을 새긴다. 놀란 개펄이 밀물에 긴급 문자를 보냈다.
장미 장미 삶의 미련을 마시는 술잔에 스멀스멀 다가오는 실루엣. 풍만한 가슴 열고선 혼절할 미소 띄우시며 갈증난 내게 당신은 오십니다. 두 발은 철커덩 철커덩 쇠사슬에 묶인 이제는 사랑도 사치가 되어버린 우마(牛馬). 붉은 입술 달콤한 타액 감추우고 나더러 나더러 어쩌라고 안으면 찔..
원적산 3 원적산 3 산은 사람을 오라 하지도 가라 하지도 않고 무거워도 가벼워도 담담히 등허리 내어 주는데 오르기 힘들다고 산허리 깎아 박힌 바위 부수고 쇠말뚝 박아놓고 순박한 국민 세금으로 술 마시고 박수 치고 사진 찍는 우매하고 냄새 풍기는 위정자여 등허리에 쇠말뚝 박힌 원적산은 ..
아카시 꽃-2 아카시 꽃-2 골목은 아직 어둡지 않은데 벌써 호롱불 하이얗게 밝혀 누가 오시기로 했습니까. 게으른 잎들은 부산을 떨며 간지러워 몸을 비튼다. 얼마나 많은 비 오시려고 바람은 이리도 불고 먹구름은 저리도 바삐 서두는가. 홀로 가는 사람 오월이 가면 아카시 꽃은 속절없이 뚝 뚝 눈물..
나그네 나그네 해는 이 산에서 일어 저 산으로 지고 오라는 곳 없어도 나그네 갈 곳은 많아라. 해 지면, 타관 땅 낯선 눈웃음 가슴이 설레인데 정주고 떠나면 그것 또한 아픔이리. 아서라, 나그네는 한 잔 술이면 족하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