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 꽃-2
골목은 아직 어둡지 않은데
벌써
호롱불 하이얗게 밝혀
누가 오시기로 했습니까.
게으른 잎들은
부산을 떨며
간지러워 몸을 비튼다.
얼마나 많은 비 오시려고
바람은
이리도 불고
먹구름은 저리도 바삐 서두는가.
홀로
가는
사람
오월이 가면
아카시 꽃은
속절없이 뚝 뚝 눈물 떨구는데
누구의 장난으로
꽃잎
흔들고
그 위에
내리는 비는 더욱
서러운데
행여
누구 오시기로 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