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771)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다림 기다림 아직도 다리 건너 허수아비 삐딱히 서 있는 마을 어귀에 작은 호롱불 걸어 두겠습니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길 지나시다 날 저물거든 고운 당신 하룻 밤 쉬어 가시라고 이곳은, 고운 밤 반짝이는 별 밭에 풀꽃 향기 맡으며 스러지는 그믐달 보며 당신 기다리는 곳이며 비 내리는 밤 낙수 소리 들.. 그리움 그리움 천지가 요동치며 비 내리는데 등허리 땅에 대고 하늘 향해 드러누어 두 가랭이 쪼~악 벌리고 두 손을 휘 젓어 하나 둘 셋 넷 하늘 별을 따 먹었습니다. 밤 새 베갯 잇이 축축 젖고 가슴도 촉촉 젖었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애드러운 머언 소리 놀라 눈 떠 보니 해가 중천에서 이글거.. 호남평야 호남평야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곳. 잊고 있었던 단어 지평선 그 가운데 동백기름 발라 상큼한 어머님 가름마처럼 동진강 흐르고 뚝위를 걸어가는 허리굽은 노인들. 긴 날 허리 저토록 휘도록 수탈된 아픔 평야는 그 날을 잊은듯 말이 없는데 또 다시, 그 곳 그 .. 상사화 상사화 얼마나 그리우면 밤새 천 리 길 달려 깊은 골 옷 벗고 기다리는가. 가슴 부딪힐 수 없는 인연 한 줌 흙이 되어 구천에서나 만날까. 굽이굽이 골짜기 맺힌 이슬은 밤새 그대 흘린 눈물입니다. 원창역(元倉驛) (경전선 순천~벌교간 원창 간이역) 원창역(元倉驛) 빨간 추억이 누워있는 녹슨 기찻길 기차는 언제 왔다 갔는지 코스모스 여린 허리에 바람이 쉰다. 아무나 왔다 심심풀이 낙서 한 줄 벽에 남기고 떠나는 아픈 이별을 배워버려 찾아와도 웃음짓지 못하고 떠나도 서운해하지 못하는 해질 .. 복숭아 복숭아 오뉴월 뙤약빛 동자승 볼 빛. 어릴 적 보리타작 하던 날 산모퉁이 삿갓 샘에 빠진 너를 한 입 베어 무는 소리는 굴곡진 영혼을 곱게 펴는 노래였고 이빨 자욱 속살은 코끝 찡한 그리움이었다. 이제는 검은 구름이 하늘 가리는 고독과 한순간 마음 편할 날 없는 번뇌로 찌들어 향기.. 여정(旅程) 여정(旅程) 파란 하늘 흰 구름은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고. 형체없는 바람은 또 어드메로 가는가. 초목은 이른 새벽 소리없이 꽃 피우고 늦은 저녁 꽃잎 지우지만 우리는 바람에 흔들리며 고독에 몸부림치고 흰 구름처럼 번뇌에 떠 돌다 가는 여정.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사라지는 삶 .. 비 내리는 밤 비 내리는 밤 당신은 늘 기별 없이 오시어 닫힌 내 안에 소리 없이 자리하시더이다. 초저녁 마신 술이 몹쓸 꿈 불러 창 열어 보니 나 몰래 비는 내리고. 아플 줄 알면서 사랑했고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잊지 못함은 찢기워 아픈 기쁨입니다. 오셨으니 말없이 가실리 없고 비는 멈추지 않는데.. 이전 1 ··· 69 70 71 72 73 74 75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