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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평야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곳.
잊고 있었던
단어
지평선
그 가운데
동백기름 발라 상큼한 어머님 가름마처럼
동진강 흐르고
뚝위를
걸어가는
허리굽은 노인들.
긴 날
허리 저토록 휘도록
수탈된 아픔
평야는
그 날을
잊은듯 말이 없는데
또 다시,
그 곳
그 강물 위에 양놈 귀신까지 붙어
뒷목을 움켜쥔다.
역사이래
한을 움켜잡고 살아온
땅
잊었는가!
염천의 광기
엄동의 한파
가을
알곡처럼 덧없이 떨어지던
아픔
언제
저 들은
갈 봄 푸른하늘 머리에 이고
굽어진 저 강물은
허리를 펴서
저녁 연기
여유롭게 피어 오르려나.
-시작노트-
변산 횡단 산행 위해
김제를 지날 때
잊었던 호남평야가 문득 떠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