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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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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포로스 다리에서 보스포로스 다리에서 보스포로스 다리위에서 비 내리는 우스크다르를 바라보며 힘들어 울어 본 적 있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힘들어 쉰다고 제자리에 있는 것 아니고 달린다 해서 줄어드는 것 아닌 묵묵히 걷는 것인 줄 모르고. 광야에서 입은 옷 벗어버리고 쏟아지는 푸른별을 받으며 허..
비 내리는 날은 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날은 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날은 경의선 기차 타고 임진각 서서 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저 편을 바라보며 쓰디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바람이 구름이 새들이 어떻게 오가는 지 보게. 휴전선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인연도 없는데 생각만 해도 아, 휴전선 내 마..
수석(水石) 수석(水石) 한 재 몰랑에 푸른 달 얹혀놓고 재석산 깊은 골 밤새 물 내린다. 길 가다 목마르면 그 물을 마시고 누군가 보고프면 저 달을 바라보리. 나이 들어 고향 찾아 열두 방천 너른 벌(筏) 기름지게 농사하여 갈 겨울 봄 여름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죽고 죽고 살고. - 시작 노트 - 재석산-..
가을비(秋雨) 가을비(秋雨) 朝夕間 서늘한 바람이 마실 왔다 간다. 겨울이 봄에게 가을이 올거라고 얘기 했었는데 가마솥 더위에 잊었단다. 사실 가을은 여름 치마 속에 숨어 있었는데 다만 천둥 번개에 놀라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란다. 발가벗은 삭신위에 스멀 스멀 뜨거운 입김이 풀죽은 젖꼭지를 애무 한다. 지..
옥잠화(玉簪花) 옥잠화(玉簪花) 녹색치마 하이얀 명주적삼 반듯히 차려입고 당신은 소백산 영주봉에 앉아 누굴 기다리십니까. 불자라면 당연히 오르는 길이언만, 불자도 아닌 내가 사바의 수백 계단 절룩이며 오르다 되 내려 갈까봐 구름은 소백산 구봉(九峰)에 걸터앉아 낯 두꺼운 햇살 가리워 주고, 당신은 정숙(貞..
부질없는 생각 부질없는 생각 달은 노 저어 노 저어 님 따라 서으로 가나 보다. 달은 그리움 달은 외로움 달은 상처입은 내 마음. 밤 새 부질없는 생각에 잠은 아니오고 또 다시 날 샐까 걱정이네. -시작노트-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
목 백일홍(木百日紅)-2 목 백일홍(木百日紅)-2 하이얀 속살 보고 길손 목 다듬고 보일 듯 말 듯 살랑살랑 흔들림에 잠 설친 노스님 두 눈 십 리. 돼 오겠단 염천(炎天) 언약 석 달 열흘 기다리다 이루지 못하여 아프게 꽃 되었다. 여름이면 널따란 송광사 대웅전 앞 동백기름 바르고 옥 비녀 꽂고 못 이룬 인연 이루..
비와 당신 비와 당신 떠나신 줄 알았습니다. 문득 유성 하나 어둠 가르며 사라지듯 생각 없이 불리웠다 잊혀진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붉은 생채기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웃음 잃어 창백한 얼굴로 당신은 무시로 내 안에 오십니다. 늦가을 뜬금없이 지축을 흔드는 파열음 어둔 빗속을 가르는 섬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