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눈물
어제 마신 술이 종일 속을 뒤집어
" 여보,
저녁에 생태와 내장 넣은 매콤한 국물이 먹고 싶은데."
아내에게 전화했네.
어제
장인, 장모님이 막내 처제 집 오셨다는데도
우리는 가지 않고
주막에서 술을 마셨네.
내 가슴은
수백 번
처제집으로 달려갔지만
자꾸
도리질하던 아내.
퇴근 후,
술 한 병 사 들고
5층 아파트 계단을 힘들게 올라서니
아내는
내 손의 술병을 보고
잔소리 하네.
어제도 마셨는데
술이
징그럽지도 않냐며
(징그럽기는)
맛있는 냄새가
집안
가득했네.
냄비에 다글다글 끓는 생선과
콩나물에 무우
파릇한 쑥갓
종일 시달린 뱃속에 들여 보내니
속이 놀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야단 법석.
지금까지
술 한 잔 따라주지 않던 아내가 빙긋이 웃으며
술 한 잔 따라주는데
파르르 떨리는 손이
쓸쓸해 보이네.
오메,
감사해라.
연신
맛있다고
한 발떼를 치사를 했네
아내는 뜬금없이
지난해
장모님이 바리바리 보내주신
된장과 젓갈로
호박잎 쌈을 싸 먹네.
함께 국물 먹자해도
호박잎 쌈을 먹고 싶다며
한사코
보래기 쌈 하여
꾸역꾸역 삼키네.
아내의
심정
이해하고말고.
알고 말고
그것은
아내가 가슴으로 우는 몸짓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