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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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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 인생길 가도 가도 끝없는 사바의 싸움터에서 따스히 등 눕힐 수 있음은 행복 아닌가. 好衣好食하면 대수던가 마음 편해야 살 맛 나지. 가다 보면 꽃길 있고 지루한 신작로도 있으며 낙엽 지는 오솔길 삭풍의 들 길도 있으리. 좌절과 아픔이 있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몰랑에 서 감격의 눈..
어머니 어머니 동지섣달 대나무 허리 휘어지면 긴~밤 寒雪 매화 향 더 짙지. 고향 가는 들녘 서리는 저리 내려 흰 머리 메-만지실 팔순 노모 생각 간절하네. 허리 가늘어 맞는 옷 없다시는 말씀 달리 들리고 북망산 가신 친구 늘어만 가는데 마실 길 더딘 어머니 마음은 어떠실까. 제석산과 낙안 ..
해바라기꽃 해바라기 꽃 어느새 날이 저무네요. 당신이 내 안에 거하심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이제 알았습니다. 허구한 날, 어둔 밤 불 켜진 가로등은 당신 닮아 설레이며 다가섰다 홀로 발길 돌리곤 합니다. 행여 당신 어디 계시나요? 바람은 나에게 차가운 방황을 하게 하여 웃으며 지나는 연인은 ..
길 내가 왔던 길 또 내가 가야 하는 길 강물에 비친 나목이 어쩌면 길의 영혼이 아닐까. 다가서는 길은 향그럽고 비켜가는 길은 애닯고 돌아서는 길은 아프지 그리고 궁핍한 삶의 모퉁이 길 그 위에 서리는 영혼처럼 내리고 지난 밤 불면은 독하기도 하였는데 어느새 내 머리에도 서리는 ..
가로등 가로등 안개 짙은 동짓달 스무 아흐레 이른 새벽 긴 밤 끝에 메달린 외로움이 해바라기 꽃 처럼 피어 있다.
겨울 나무 겨울 나무 겨울 나무는 아무리 추워도 울지 않는다. 떠났던 새들이 돌아와 이따금 잊었던 노래를 불러주지만 봄날을 위하여 묵상하며 엄동설한 혼절하지 않으려 내림굿하는 무녀처럼 가슴 으스러지도록 치성을 드리다 그리움 참을 수 없는 밤이면 남 몰래 엉엉 소리내어 울기도 한다.
수덕사 주막에서 수덕사 주막에서 주막에서 찌그러진 주전자를 흔들어 갈한 목 축이니 배아지가 불쑥 오르고 눈꺼풀이 무거워 지네. 아들의 기저귀를 갈아 끼우는 며누리와 양반 다리 하고 앉은 할아버지가 박수를 치며 안 쌀리 없지 안 쌀리 없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시네. 손자는 오줌 싸고도 좋아..
겨울 한 낮 겨울 한 낮 군고구마 속 같은 지난 밤 달이 햇볕 따스한 낮 왠일인지 하얗게 하얗게 떨고 있다. 앙상한 가지만 아프게 뻗어있는 허무 그리고 텅 빈 자유. 하늘은 어둠을 벗고 나목을 안은 달은 빛을 잃은 한 낮. 날이 차니 달이 떨고 내 마음도 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