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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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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별 가을 이별 동구 밖 돌다리에서 손 흔들어 드리리. 낯선 길손들이 꾸역꾸역 찾아드는 역전 허연 김 밤새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주막집에서 우리는 늘 이룰 수 없는 탐욕과 허황된 꿈만 꾸다 식어버린 격정을 탓하며 또 가을을 보내려 한다. 언약 없는 잔을 비우고 떠나면 누가 나의 상심을 ..
낙엽 낙엽 얼마큼 더 기다리면 당신 만날 수 있을까. 얼마큼 아파야 외로움에 길들여 질까. 외로움이야 어떻게 견디어 보련만 이따금 존재의 짐이되는 그리움은 어찌 해야 하는 걸까. 그리움을 더 견디지 못하고 툭 떨어지는 생명. -시작노트- 소멸. 낙엽이 지면 머잖아 흙이 되겠지 흙이 되면 ..
정혜사에서 정혜사에서 세상사 땀 흘리지 않고 즐거움 없음이라 정혜사 오르는데 숨차고 목 마르고 오던 길 돌아보려니 쨍그랑 풍경이 어서 오라 날 반기네. 천상(天上) 앞마당 너른 바위 앉아 만 가지 생각에 해는 지고 수덕사 천 년 향 목탁 소리 모두 발 아래 있네 밤은 스멀스멀 덕숭산 재우고 달도 지고 별도 ..
秋日 단상 秋日 단상 해질 녘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 보니 외로움 느끼네. 야윈 뺨에 생기잃은 햇살 닿으니 눈물은 낙엽되어 떨어지고 가슴을 파고드는 찬 바람에 따스함 비빌 사람 간절하네. 존재하기에 외롭고 외롭기에 열병같은 사랑이 있겠지. 파란하늘도 한 번은 어둡고 때로는 소리내어 울기..
秋日 오후 秋日 오후 당신 닮은 하얀 달이 아침 하늘가에 걸려 있습니다. 작은 새 떼 같은 낙엽은 자지러지며 바람에 날리고 삭신이 차가우니 마음까지 서글퍼 집니다. 풀벌레는 짝을 찾아 떠나 버렸고 노을진 하늘 철새만 남으로 남으로 줄 지어 날아 갑니다. 바람 맴도는 모퉁이의 낙엽 흐느낌 같..
마니산 마니산 어제는 푸른 하늘이 내려와 몰랑 바위가 보일 듯 다가오더니 오늘은 해무에 묻혀 아스라히 물러 앉았다. 바다에 길이 있다면 물어 보련만 물결이 높은걸 보니 물때가 사리다. 사람들은 산은 움직이지 못한다 하는데 태초의 자리 떠나 내 가까히 왔던 저 산은 옷 메무새 하나 다름..
만추(晩秋) 만추(晩秋) 그립다 하면 볼 수 있겠습니까? 그대 보이지 않는 날은 밤새 눈물 젖은 베갯잇 창가에 걸어 둡니다. 외롭다 하면 올 수 있겠습니까? 그대 보고픈 날은 밤새 한숨 닳아 빈 가슴입니다. 그리움이 숭숭 뚫어놓은 내 가슴의 틈새로 외로움은 들락거리는데 그대는 올 수 없는 먼 곳에..
가을 가을 색깔 잃은 풀잎이 떨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생명줄 감추고 바람에 허연 머리카락 날리며 바들 바들 떨고 있습니다. 향기 잃은 꽃이 떨고 있습니다. 힘 잃은 기운 비에 말라버린 가슴 여미며 오들 오들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떨지도 말고 두려워도 마세요 그리고 죽을 힘 다해 견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