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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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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고민 해우소 고민 정혜사 담 넘어 해우소에 들렀더니 시커먼 아가리들이 어서 오라 날 반기네. 바지 내리고 궁둥이 들이미니 바닥이 내려 앉아 내 몸이 저 아래 똥 구덩에 쳐 박힐것 같아 두 다리 후들 후들 나머지 한 다리 마저 덩달아 바들 바들. 나가라 내 안에서 가거라 내 몸에서 힘을 쓰고..
칸나꽃 칸나꽃 가을은 황금 물결 바람은 나그네 하늘은 푸른 호수 구름은 흰 돗배 서른 즈음 페르시아 테헤란의 햇살 따가운 오후 우연히 만난 여인 그 이름 칸나. 서해 대교 지나 아산만 너른 들 햇살 그을린 전봇대 아래 잊었던 그 여인이 터질 듯 검붉은 젖 가슴 내밀고 나그네 발길을 주저 앉..
직소폭포 직소폭포 왜 이제사 왔던가 하마터면 영영 볼 수 없었을지도 몰라 깊디 깊은 변산 관음봉 배꼽 아래 숨는다고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는가 내가 그대를 보지 못했더라면 한 세상 무얼 하며 살았다고 감히 누게 말할까 그대의 힘찬 소리 못 들어도 좋고 무지개 타며 추는 춤 아니 보아도 되네..
싸리꽃- 1 싸리꽃 바람아 불지 마라 낙엽 지기엔 때 아직 이르다. 홀로 방에 앉아 아득히 먼 님 그리는데 창 밖 싸리꽃 지는 소리에 절로 한 숨 나온다.
석산화 석산화 잎 지고 꽃이 나 영영 서로 만날 수 없는 인연. 도솔암 가는 골짜기 깊이 숨어 님 하 생각나면 입술 깨물고 빙긋이 웃고 마는 여인. 아직 외로움에 길들여지지 않아 이슬 젖은 홍등 켜고 홀로 가는 나그네를 님인 양 불러 세운다. -시작노트- 06.9.12.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가녀린..
봉평 메밀꽃 봉평 메밀꽃 짧은 인연 하 애닲어 달빛 따라 당신은 하얀 나신으로 밤 새 구비 구비 강원도 봉평 땅에 오셨습니다 삐그덕 삐그덕 물레방아도 당신이 하 그리워 밤 새 흘린 눈물로 도는 것을 압니다
가을 상상(想像) 가을 상상(想像) 가을은 술 잔 잔 속의 술은 그리움 어쭙잖게 홀짝대며 마시는 술 보다 한 잔의 독주를 마시고 안주는 촉촉히 젖은 마음이면 족하다 내가 꿈꾸는 사랑 어디에 있는지 이름없이 흔들리는 들꽃은 알까 유유히 흐르는 흰 구름이 알까 갈 곳 모르는 바람 따라 가면 내 사랑 만..
몽돌 몽돌 완도 정도리에 가면 자그락 짜그르 쏴아 자그락 바다가 운다. 시도 때도 없이 검게 검게 바다가 운다. 고향 떠나 떠돌다 돌아온 사람 사랑 잃고 헤매다 돌아온 사람 그들의 살과 뼈가 깎인 동그란 흔적 완도 정도리에서 자그락 짜그르 쏴아 자그락 시도 때도 없이 몽돌이 몸서리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