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 고민
정혜사 담 넘어 해우소에 들렀더니
시커먼 아가리들이
어서 오라 날 반기네.
바지 내리고 궁둥이 들이미니
바닥이 내려 앉아
내 몸이 저 아래
똥 구덩에 쳐 박힐것 같아
두 다리 후들 후들 나머지
한 다리 마저 덩달아
바들 바들.
나가라
내 안에서
가거라
내 몸에서
힘을 쓰고 악을 써도
무슨 미련 남았는지 붙잡고 놓질않네.
보이는 것도
이렇게
버리기 어려운데
매 순간 찾아오는
냄새난 욕망
어찌해야 버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마음
정결케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