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산
어제는
푸른 하늘이 내려와
몰랑 바위가 보일 듯 다가오더니
오늘은
해무에 묻혀 아스라히 물러 앉았다.
바다에 길이 있다면
물어 보련만
물결이 높은걸 보니 물때가 사리다.
사람들은
산은 움직이지 못한다 하는데
태초의 자리 떠나 내 가까히 왔던 저 산은
옷 메무새 하나
다름없이
아니 온 듯 입 다물고 있다.
전설에
옥산이 원하던 곳으로 움직이다가
자기 애기가 걷지 못함을 한탄하지 옥산은 더 가지 못하고 멈춰
들 가운데 옥산이 있는 이유라는 말을 들었어도......
나는
어제
마니산이 내 가까히 왔다 간 것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