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그립다 하면 볼 수 있겠습니까?
그대 보이지 않는 날은
밤새
눈물 젖은 베갯잇 창가에 걸어 둡니다.
외롭다 하면 올 수 있겠습니까?
그대 보고픈 날은
밤새
한숨 닳아 빈 가슴입니다.
그리움이
숭숭 뚫어놓은 내 가슴의 틈새로
외로움은
들락거리는데
그대는
올 수 없는 먼 곳에 계시기에
바람 되어 찾아가면 나를 알아보실까
새 되어 날아가면 내 말 알아들으실까.
언제까지 살을 도려내는 아픔보다
더한 정
삭히고 있어야만 할까.
벌써
나뭇잎은
몸서리치며 바람에 날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