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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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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쌀밥 한 톨) 말하지 않으려 입 다무나 말하지 못함은 쉽지 않다 입 있으되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된장국에 허연 쌀밥 말아 넣은 입가 밥알 한개 가부좌 틀고 두 손 모아 성자처럼 앉았다 어리숙한 몸이지만 하루 한끼라도 쌀밥 먹고 성자 한 분 내게 모시고 싶다 때론 그 성자가 마더 테레사(Agnes Gonxha Bojaxhiu , Theresa )라면 더욱 좋겠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빛과 그림자를 두셨도다 테레사 수녀( Mother Teresa, 1910년 8월 26일 ~ 1997년 9월 5일)는 인도의 로마 카톨릭교회 수녀로, 1950년에 인도의 캘커타에서 사랑의 선교회라는 기독교 계통 비정부기구를 설립하였다. 이후 45년간 사랑의 선교회를 통해 빈민과 ..
똘감들의 불평 똘감들의 불평 새벽 원적산 오르내리는 가재울길 가로수는 감나무다. 겁나게 무덥고 지긋지긋한 열대야로 밤낮 힘들어할 때 에어컨 틀지 못 하고 더위 달래려 산 오르며 땀 빼고 무심히 돌아가는 길 가재울길 떨어진 똘감 서너 개 머리 맞대고 쑥덕거린다. 그들 얘기 들어보니, 국민이 낸..
갑과 을 갑과 을 밥상 요리로 오르기는 서먹하지만 맛스럼에 새우는 빠질 수 없다. 항상 허리 펴지 못하고 두 손 배꼽에 모은 단단한 갑옷 입은 허리 굽은 노장군같지만 옛 궁궐 내시라면 어떨까. 평생 허리 펴지 못한 등 굽은 새우는 요즘 말로 을이다. 새우도 거치장스런 갑옷 벗기면 온 몸 붉어 ..
내 나이 예순다섯 내 나이 예순다섯 아버님 어머님 날 낳아 기르시고 해와 달 날 나이 들게 하시었다 머리엔 하나님을 모시고 마음은 부처님을 모시며 밝음과 어둠에서 옳곧음 알고 비 바람 맞아도 비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세상은 웃음과 눈물을 알게 하고 관계는 가슴 뜨겁게 인연은 무거운 발걸음도 가볍게 했다 산 오르며 삶의 희노애락을 알고 산 내려오며 슬기와 지혜를 배웠다 동녘 여명 보며 희망을 품었고 서녘 황혼 보며 고독도 알았다 오늘도 꽃은 피고 지고 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는다 힘 있는 자도 행동하는 것이 옳지 못하면 천박한 것 가진 것 없어도 행동이 옳으면 향기로운 사람이다 기억은 수시로 가물거리고 눈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나고 겁이 없어져야 할 때인데 가끔 겁이 나는 것은 버리지 못하고 잡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아..
그리움 그리움 밤새 비 내려 미끄러울 가지 위에 앉아 오랜만에 청아한 새소리 들었다 그 소리는 너의 손짓이며 미소였다 그래, 남들이 수없이 지나간 흔적 남은 길 위 기억나지 않은 흔적들 뒤척이다 감추지 못한 가뿐 숨결 네게 들켜 때론, 폭풍우 속에 나신이 되고 사락사락 내리는 눈 속 등신 되어 자아를 잃어갈 때 너의 힘찬 날갯짓에 이 악물고 참아왔던 울음 터트렸다 아직도 시커먼 산 그림자 너머 저만치 오고 있을 여명 기다리며 밤새 서성였을 너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우리의 언어 비릿한 삶의 내음 벗고 꿈틀꿈틀 너를 본다
연꽃의 바램 연꽃의 바램 갖겠다고 갖는 것 아니지만, 내 안에 별 하나 갖고 싶다. 긴 밤 홀로 눈물 흘릴 때 소리 없이 다가와 감싸주는 이슬 같은 별 하나 내 안에 갖고 싶다. 먼 땅 가난한 자 밤하늘 바라보며 간절히 무언가 바랄 때, 응답처럼 어둠 긋는 유성같은 별 하나 내 안에 품고 싶다. 밝음과 ..
기다림 기다림 급행은 서지 않는 흑석역 앉아 가고서는 지하철 본다 골 난 듯 지나치는 급행 살갑게 다가와 기다리던 사람들을 태우는 보통 우습게 지하철도 우리 삶처럼 급행, 보통이 있다 어느 먼 여름 강릉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걸어본 적 있다 새벽길 나서 저녁 문 닫는 중국집 짜장면 한 그릇에 고량주 마시고 낯선 여인숙에서 머물다 새벽 발꿈치에 물집 터져 절룩이며 걸었었다 왜 치료한 후 다시 걸으려는 생각을 못했는지 아쉽다 또 다른 지하철이 들어온다 누구는 뵐 듯 말 듯 미소로 누구는 도살장 끌려가듯 무겁디 무겁게 오른다 지하철 떠나면 유리창에 비취인 혼자인 나를 보고 나는 웃는다 좋은 사람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리 더딜까 지긋지긋한 것과 아쉬워 입맛 다시는 그 생각의 다름은 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기쁨도 아픔도..
금계국(金鷄菊) 금계국(金鷄菊) 개구리 울음 어여쁜 깊은 산골 어느 누가 간밤 불륜 같은 진한 사랑 나누었기 골마다 밤꽃 향기 그윽하다. 그들 위해 밝혀 둔 노오란 호롱불 밤꽃향에 취해 여태 꺼질 줄 모르니 뻐꾸기만 뻐꾹 뻐꾹 애를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