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예순다섯
아버님 어머님
날
낳아 기르시고
해와 달
날
나이 들게 하시었다
머리엔
하나님을 모시고
마음은
부처님을 모시며
밝음과 어둠에서
옳곧음
알고
비 바람 맞아도
비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세상은
웃음과 눈물을 알게 하고
관계는
가슴 뜨겁게
인연은
무거운 발걸음도 가볍게 했다
산
오르며
삶의 희노애락을 알고
산
내려오며
슬기와 지혜를 배웠다
동녘
여명 보며 희망을 품었고
서녘
황혼 보며 고독도 알았다
오늘도
꽃은
피고
지고
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는다
힘 있는 자도
행동하는 것이 옳지 못하면
천박한 것
가진 것 없어도
행동이 옳으면
향기로운 사람이다
기억은
수시로 가물거리고
눈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나고
겁이 없어져야 할 때인데
가끔
겁이 나는 것은
버리지 못하고 잡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어느새
예순다섯 나이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