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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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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꽃 싸리꽃 어언 40여 년이 지난 강원도 화천 사방거리 민통선 넘은 그곳 만주벌판을 달리던 고구려 군사 그날 기세처럼 흙먼지 일으키며 화살처럼 달리던 찦차 향해 빳빳하게 거수경례하던 나를 웃는 듯 우는 듯 한 여인이 보고 있었다. 아직도 호젓한 산길에서 싸리꽃 보면 그 여인 생각..
빗물 속에 스며든 그리움 빗물 속에 스며든 그리움 그러게 내가 뭐라 했던가요 그때 향수 내음 외로이 떠도는 아무도 없는 방 발기된 살점 이유없이 꺼덕이다 나리는 빗소리에 놀라 숨 죽이는데. 사랑했지만 사랑해 더 사랑하지 못했고 이유 없이 돌아서도 이유 묻지 않고 보냈던 사람. 나이 드니 이기와 고집에 ..
이 땅에 살아 이 땅에 살아 올여름은 무던히 더울랑갑다. 아직 아니라는데 벌써 삼십 도를 오르내리는 한반도, 올여름은 너무 너무 더울랑갑다. 그리하여 4월도 5월도 가고 6월 어느 날 본 가린다고 없어지는 것 아니고 지워지지 않을 삼백 네 개 노란 리본 무던히 덧칠 당하고 있다. 어찌 자기들의 하나..
꽃의 먼지 꽃의 먼지 꽃은 어디든 핀다. 너른 들에도 피고 인기척 없는 깊은 골 바위틈 어둔 밤에도 꽃은 핀다. 삭막한 삶 같이 더 울 수 없는 짜디짠 바닷물 가까이 모래 위에서도 꽃은 핀다. 누군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만, 홀로 피었다 지는 꽃처럼 담담히 흙으로 돌아간..
노랑나비 노랑나비 진달래 피고 지는 4월 중순 바다가 그리운 노랑나비 한 마리 훨훨 밤새 남으로 날다 악마의 술수에 두 눈 뜨지 못하고 더 사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더 안아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몸부림을 삼켜버린 검은 파도 아래 어여쁜 나래 접어 ... .... .... ... ... .... 비 내리는 팽목항 연분..
제비꽃 제비꽃 바람 지나는 길목에 살포시 머리 숙여 누가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피어 뉘게도 들리지 않는 홀로 그리움 바람에 들켜 파르르 떠는 꽃. 차고 어두운 공포 속에서 소리 내지 못하고 맴도는 물결 미안하단 말밖에 할 수 없고, 헛되이 나이 든 죄, 차마 숨 쉬는 것조차 부끄러워 4월 제..
그곳을 향한 기도 4월의 기도 4월은 꽃 바람이 피우고 4월은 꽃 바람에 지더라. 오천 년 넘도록 얼마나 웃어봤던가 우리 사월 열엿새 그날 우리 하늘 땅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어버렸다. 알 수 없는 어딘가도 간구하면 닿는다는데 물속 30여m 그렇게 멀던가 꽃잎은 바람에 흔들리다 사라지니 부디 바..
어딘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어딘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 어디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살면서 얼마나 웃을 날 있을까만 내마음 어딘가에 사랑이 꽃 피울 것이다. 어디서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면 바람이 웃고 햇살도 웃어 향기로운 꽃이 필 것이다. 누군들 살면서 서러움 없겠는가만 웃으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