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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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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별 겨울 이별 꽃은 피면 지고 세월 따라 움직이는 모든 것 날마다 이별하며 사는데 오곡백과(五穀百果)는 가을에야 알차고 향 좋다 속이 찬다는 것은 한숨과 눈물로 맛 들고 여물며 나이 든 다는 것은 말과 행실이 향기롭고이웃을 사랑하며 배려할 줄 아는 것이다 밤새 인정머리 없이 코 골..
섣달그믐 마지막은 다시 출발하는 곳입니다. 걸음걸음 건강하시고, 웃음꽃 피우시는 행복한 설 명절 맞으십시오!^^** 섣달그믐 비 나려 꼼짝없이 집에 있는데 구순(九旬)의 모친(母親) 혼자 말씀, 사람은 젊을 적 삶 짧지만 나이들 수록 삶은 길고 멀어 속이 편해야 살맛 난디 썩을 놈의 세상. 장꼬방..
겨울비 겨울비 문득 쳐진 내 어깨에 손길 닿는다. 섣달 행여 비 내릴까만 내 가슴엔 종일 비 내렸다. 갈(渴)하면 헛것 보인다는데, 밤새 그리움 넘던 고개엔 철커덩 철커덩 긴 기적을 울리고 혼미한 뇌엔 또렷한 기억의 편린이 파닥거린다. 수시로 허우적 거리는 착각 유리창 너머 먼 불빛에 옷 벗..
겨울나무처럼 겨울나무처럼 이 느지막한 날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나신(裸身)의 겨울나무 보며 절대 비교하지 않는 사랑을 사랑하리라. 척박한 땅 탓하지 않고 허황된 꿈 털어내는 겨울나무처럼 소박한 사랑하리라. 하, 사랑한다는 것. 마음으로야 사랑은 자기 희생이라는 톨스토이 말과 같은 이타..
눈 내리던 밤 눈 내리던 밤 차마 달마저 몸을 감춘 그 밤 당신이 내게 할 말 있을 것 같아 기다렸는데 당신의 말 듣지 못했어. 당신은 날 볼지라도 내가 어찌 당신 볼 수 있으며 어찌 당신 언어 들을 수 있고 당신 세상 어찌 이해할 수 있겠어. 그래도 내 마음 전해야 할 것 같아 삭풍 에인 들판에 ‘보고..
사랑보다 더한 그리움 사랑보다 더한 그리움 예전엔 미워했다 그 사람 차마 생각도 아니하고 문득 그리우면 야윈 손톱으로 갈기갈기 가난한 가슴 피 내렸다. 거친 숨 몰아 비탈 오르니 내 삶이 뫼와 같다. 몰랑에 서 지나온 길 돌아보니 굽이굽이 애증이 넘실 댄 강 흐르고 고뇌와 번민 곳곳 솟아 뫼 숲 이뤘구..
짝사랑 짝사랑 빛바랜 입술깨물며 동지섣달 설한(雪寒) 긴 밤 숨죽여 아파하는 것은 누군가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밤새 비익조(比翼鳥) 홀로 울고 새벽 삼태성(三台星) 허우적대는 맑은 샘 물 긷는 처녀 달거리처럼 걸음걸음 내린 설중매(雪中梅) 선홍빛은 고독한 중년 가슴 저민 누군가 ..
당신은 누구시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 지난밤 내내 알지도 못한 당신 찾아 나섰다가 낯선 곳에서 얼마나 상심했는지 모릅니다. 뵈지 않는 당신은 누구시길래 적막한 외로움 불러내 온밤 휘돌며 청상(靑孀) 떨게 하시는지요. 동짓달 긴 밤 삭풍 같은 알싸한 몸짓으로 뒤뜰 대나무 애간장 태우는 소리 당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