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먼지
꽃은 어디든 핀다.
너른 들에도 피고
인기척 없는 깊은 골 바위틈 어둔 밤에도
꽃은 핀다.
삭막한 삶 같이
더 울 수 없는 짜디짠 바닷물 가까이 모래 위에서도
꽃은 핀다.
누군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만,
홀로
피었다 지는
꽃처럼
담담히
흙으로 돌아간들 누가 서러워할 것인가.
산다는 것은
결국
흙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일 뿐.
더도
덜도 없으니
울지 마라.
사랑도
눈물도
한 줌 흙이 되지 못하고
차디찬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꽃의 먼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