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아
올여름은 무던히 더울랑갑다.
아직
아니라는데
벌써 삼십 도를 오르내리는 한반도,
올여름은
너무
너무 더울랑갑다.
그리하여
4월도
5월도 가고
6월
어느 날
본
가린다고 없어지는 것 아니고
지워지지 않을
삼백 네 개 노란 리본
무던히
덧칠 당하고 있다.
어찌
자기들의 하나님을
내세워
이조 오백 년
게으른 DNA를 가진 민초들에게 시련 주기 위해
일제 36년 식민지배를,
미국을 우리 편에 세우려고
한국전쟁으로 남북 분단시켰다며
게거품을 내뱉는,
저들의 하나님
제발
얼굴 좀 보여주시구랴.
양순하고 단순한 국민을
눈 가리고
귀 막는다고
세월호 아픔이 사라지고
눈물 마른다면,
우리 하느님이시여!
제발
말하소서.
차마
내가 난 이 땅이 부끄럽고,
차마
내가 나이 들어 창피하고,
그러함에도
내가 숨 쉬고 있어 더 미안한
4월과 5월과 6월이었다고.
그 바다
삼백 네 개 노란리본과 민초들은
오늘도 울고
어제도 울었고
내일도 울어
잊지 않고
두 눈 크게 뜨고
볼 것입니다.
올여름은 무던히도 더울랑갑다.
아직
여름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