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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대구+경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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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무섬마을과 외나무다리 언제 :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어디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 234번길 안동 만휴정과 묵계서원을 둘러보고 인천으로 귀가하던 중 여러 번 영주 지방 여행하면서 지금까지 들리지 못한 내성천이 마을 삼면을 휘감아 돌아나가는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무섬마을을 들르니 정오다. 허연 백사장에 큰 S자 모양의 외나무다리가 나를 부른다. 백사장을 달려 외나무다리에 올라서서 걸으니 몸이 옛날과 달리 휘청거린다. 나이가 들었긴 들었나 보다. 무섬마을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되었으며 하회마을과 회룡포처럼 마을의 삼면을 강물이 감싸듯 휘감아 돌아나가서 육지 속의 섬처럼 보이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인 물 섬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무섬’으로 바뀌었단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
(청송) 2월의 방호정(方壺亭) 언제 :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어디 :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방호정로 126-26 방호정(方壺亭) 경북민속자료 제51호 1984년 12월 29일 경상북도민속자료 제51호로 지정된 방호정은 1619년(광해군 11) 9월 함안인 조준도(趙遵道. 1576∼1665)가 지은 정자로, 낙동강 상류 절벽 위에 있다. 조준도는 조선 중기의 학자로, 자는 경행(景行), 호는 방호(方壺)이다. 44세 때 돌아가신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생모 안동(安東) 권씨(權氏)의 묘가 보이는 이곳에 정자를 세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정자의 이름도 어머니를 생각한다는 뜻에서 ‘사친(思親)’ 또는 ‘풍수당(風水堂)’이라고 하였다. 건물은 ㄱ자형의 평면 구조이며, 측면은 팔작이고 전면은 맞배지붕이다. 이준(李埈)·조형..
(청송) 2월의 주왕산 용추협곡 주왕암과 주왕굴 그리고 주왕굴 폭포의 겨울 빙하를 돌아보고 다시 얼음이 언 계곡을 따라 걸어 전망대에 오르니 계곡 좌측에는 연화봉과 병풍바위가 온갖 형상으로 맞이하고 우측으로는 급수대가 직벽을 이루며 무너질 듯 계곡을 내려다본다. 장관(壯觀)이다. 그렇다.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 중 여행은 나의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영감을 주고, 나의 현재에 대한 위안을 주며 잊어야 할 과거를 버리게 하는 시간이다. 연화봉 불가에서 가장 높은 곳의 세계가 연화의 세계가 아닐까? 삶은 고통과 희망이 공존하는 것이라면 삶의 힘겨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연꽃처럼 깨끗하지 못한 진흙탕 속에서도 더러움이 묻지 않은 꽃을 피워내는 것이 말로 바라는 삶이 아닐까? 연꽃은 불교뿐만 아니라 도교와 유교 더 나아가 그리스 신화..
(청송) 국립공원 주왕산 기암과 주왕굴 언제 :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어디 :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공원길 주산지를 돌아보고 주왕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비가 5,000원이다. 점심을 들고 대전사 입구에 닿으니 주왕산 국립공원 입장료(4,500원)를 받는데, 만 70세 이상은 면제다. 주말이고 오후라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조금은 조심스러웠으나 모두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몸에 익어 서로 배려하며 행보하니 마음도 편했다. 2008년 4월 주왕산 산행과 수려한 계곡 그리고 폭포를 둘러보았으니 산행은 하지 않고 아름다운 계곡물 흐름과 죽순처럼 솟은 암봉 및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멋진 협곡 그리고 용추 폭포와 용연폭포를 볼 것이다. 특히 자하교 건너 계곡 깊숙이 자리한 주왕굴과 주왕굴 앞에 내리는 폭포가 꽁..
(청송) 명승 제105호 : 2월의 주산지 언제 :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어디 :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73 2007년 4월 주왕산을 다녀가면서 일정상 주산지를 보지 못하고 안동으로 이동했는데, 그간 주산지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주산지를 보지 않고는 국내여행지에 대한 얘기도 꺼낼 수 없게 되었다. 어언 15년이 지나는 동안 주산지는 늘 가시처럼 남아 팬데믹 코로나 19로 어수선한 시기지만 새싹이 나기 전 주산지 속살을 보고 싶어 07:00 인천 출발 11:50 주산지 주차장에 닿았다. 아직 여행하기엔 차가워 주차장엔 몇 대의 차가 주차되어있을 뿐 주말인데도 황량하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부터 잘 포장된 도로를 걷다 보니 곧 저수지 둑이 보이고 둑 넘어 꽁꽁 얼음 언 주산지가 나타난다. 병풍처럼 주산지를 둘러싼 산능선 저 멀리..
(영주) 2021년 부석사 만추(浮石寺 晩秋)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 좋은 날 부석사 가을 풍경이다. 2021년 10월 31일 흔히 시월의 마지막 날에 부석사를 찾은 것은 조금은 무리였다. 그러나 불자도 아니면서 부석사가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주말에 가능한 떠나지 않은 여행길에 인천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일부러 청량리역까지 나가 기차를 이용한 이유는 여행은 기차 여행이라야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08:10 청량리역을 출발 09:40 풍기역에 도착했다. 풍기에 오면 갈 곳이 많다. 희방사를 거쳐 소백산 연화봉에서 죽령으로 내려올 수도 있고, 부석사를 둘러보고, 소수서원과 선비촌과 금성대군 신단도 둘러볼 수 있고, 영주 무섬마을도 있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고 내일 출근해야 하니 오늘은 부석사에 내 마음을 풀어 놓기로 ..
(영주) 내 마음을 두고 온 2021년 부석사의 만추(浮石寺 晩秋) 부석사(浮石寺) 불교에서 "안양"은 마음을 편하고 몸을 쉬게 함 혹은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정토(淨土)이다. 정토는 부처와 보살이 사는 곳으로, 번뇌의 구속에서 벗어난 아주 깨끗한 세상을 말하니 안양은 극락이라 안양문은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한다. 따라서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면 바로 극락인 무량수전이 위치한 구조로 되어있는 부석사이다. 부석사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으로 신라 문무왕 16년(6760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창건하고 화엄의 큰 가르침을 펴던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서 펼쳐지는 은행나무길 따라 계단을 올라 천왕문을 지나고 범종루를 지나 다시 숨찬 계단을 올라 안양루를 거쳐 무량수전에 닿는다. 스치며 바라보는 기둥 하나, 문창살 하나에도 천년의 세월이 살아 숨 쉬며, 모자람이..
(영주) 시월의 마지막 날 찾아간 부석사(浮石寺) 언제 : 2021년 10월 31일 일요일 어디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 여행을 떠나는 것은 다시 돌아올 곳이 있음이며, 그곳엔 가슴에 묻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부석사 일주문 지나 햇빛에 반사되는 빨간 단풍잎과 노랑 단풍잎이 눈부시게 곱다. 어디를 마실 가는지 서두른 바람에 은행잎 우수수 떨어지니 부석사 길 가득 메운 사람들 탄성에 은행잎 놀라 다시 노랗게 날린다. 부석사! 내가 처음 부석사를 만나던 날은 중년에 삶의 무게에 눌리어 허덕이던 때였다. 평일이라 인적 드문 부석사 일주문을 지나 잘 정돈 되지 않은 어린 은행나무 길 따라 천왕문과 문패도 없는 문 지나 종루와 악양루 그리고 무량수전을 바라보는데 그 풍경이 낯설지 않고 복잡했던 머리가 시원해지며 황량했던 가슴이 따스해짐을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