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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대구+경북 여행

(영주) 무섬마을과 외나무다리

 

언제 :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어디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 234번길

 

 

안동 만휴정과 묵계서원을 둘러보고

인천으로 귀가하던 중 

여러 번 영주 지방 여행하면서 지금까지 들리지 못한 내성천이 마을 삼면을 휘감아 돌아나가는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무섬마을을 들르니 정오다.

 

허연 백사장에 큰 S자 모양의 외나무다리가 나를 부른다.

백사장을 달려 외나무다리에 올라서서 걸으니 몸이 옛날과 달리 휘청거린다.

나이가 들었긴 들었나 보다.

 

무섬마을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되었으며

하회마을과 회룡포처럼 마을의 삼면을 강물이 감싸듯 휘감아 돌아나가서

육지 속의 섬처럼 보이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인 물 섬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무섬’으로 바뀌었단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소 모험을 즐겨했는데, 겨우 한사람 건너는 좁은 목판 위를 백내장 수술 후 아직도 촛점이 맞지 않은

불편한 눈으로 건너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물에 빠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일었다.

 

살다 보니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

 

 

 

 

환학암

수도교를 건너 무섬마을에 닿으니

건너편 나지막한 산 허리에  조그만 정자 환학암이 내성천을 내려다보고 있다.

돌아가는 길에 들렀다 가면 좋겠는데.....

 

- 수도교와 S 자 외나무다리 -

차량으로 무섬마을 진입할 수 있는 수도교 - 사진 상단에 보이는 다리  

 

무섬마을에는 두 개의 외나무다리가 있다.

한 개는 S 자 모양의 위의 사진처럼 마을 앞에 놓였고,

다른 한 개는 아래 사진처럼 마을 끝에 I 자 모양에서 약간 휘였다.

 

- I 자 외나무다리 -

 

 

 

무섬마을 

 

 

 

 

 

 

 

 

 

 

 

 

 

 

 

 

 

 

 

무성헌 종택

 

 

 

 

오헌고택(吾軒古宅)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만죽재 고택

 

 

 

해우당 현판의 글씨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라네

 

 

 

 

 

 

무섬마을

궁금한 점은 종택과 큰 고택 등이 있는 큰 마을이면

주변에 넓은 들이 있어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할 터인데

정작

넓은 들이 주변에 보이지 않는다.

 

 

영주 무섬마을을 떠나며

낯선 곳을 찾아들 때면 언제나 설레는 가슴이지만, 떠날 때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수많은 매체를 통해

영주 무섬마을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영주 여행을 여러 번 했음에도

일흔이 넘어

무섬마을을 찾은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다 보니 그러했다.

 

소백산과 청량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먼길 돌고 돌아 모여진 내성천 강물 위에 놓인 외나무다리와 넓은 백사장

그리고

잘 보존된 종택과 고택들 또한 옛 그대로의 초가집들이 아마도 오래 내 뇌리에 남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삶이 남아있는 곳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살았고 또 나 어릴 때도 이와 비슷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의 한 곳이

목숨을 담보로 전장터에 나가 벌어온 돈으로, 가족과 이별하여 머나먼 중동 열사의 땅에서 기술을 팔아

벌어온 돈으로 가난을 벗어나고, 자식들을 가르치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일어서,

이젠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자리한

대한민국의 과거는 설움이었다.

 

더 머물지 못하고 이렇게 쉽게 떠나는 무섬마을을

그토록 많은 날을 기다리고 고대하며 아직 찬기운 머문 2월 말에 나그네로 찾아 바람처럼 떠난다.

삶이 그러하다.

만나면 떠나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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