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771) 썸네일형 리스트형 찔레꽃 찔레꽃 갯바람 따라 흰 저고리 녹색 치마 날리며 재 넘어오시던 당신. 장 꿩 푸드덕 날고 까투리 부리나케 도망치는 풋보리 노랗게 익어가는 밭이랑 사이로 오시겠다던 당신. 붉은 가시관 쓰고 닳아 얇아진 가슴 찔리어 피 흘리시며 묵묵히 견디시던 겟셋마네의 그 님처럼 오시리라던 당.. 사랑하는 넓이와 그리워 하는 깊이는 얼만큼일까. 사랑하는 넓이와 그리워하는 깊이는 얼만큼일까. 당신을 사랑하는 넓이는 얼만큼일까 초록 들 만큼일까 푸른 하늘보다 더 넓을까 모르겠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깊이는 얼만큼일까 동해보다 깊을까 태평양보다 더 깊을까 정말 모르겠다. 남들의 사랑하는 마음이 하늘만큼, 그리워하는 마.. 산딸나무 산딸나무 누굴 현혹하려 미소 감춘 수녀인양 하늘 향해 흰 나래를 폈는가 꽃도 아닌 것이 유성(流星)의 짧은 생애를 가슴에 담고 천상의 꽃처럼 시름 많은 낮은 곳은 쳐다보지도 않는 도도함. 어둔 밤 달과 별과 나는 타오르는 욕망을 누르며 바람 불면 너울너울 시이소 타는 너를 본다. .. 비상(飛上) 비상(飛上) 새벽 안개는 나의 등 뒤로 돌아 소리 없이 긴 팔로 휘감아 오는데 어둠이 물러나고 혼돈이 끝나는 그날. 하늘엔 나팔소리 땅엔 기쁨의 노래 넘치고 죽은 자는 나비처럼 하얀 날개옷 입고 비상하며 살아있는 자는 두 손 들어 환호하며 영광 돌리는 날 에덴동산 추방 이후 한없이.. 황혼(黃昏) 황혼(黃昏) 너 떠나야 할 시간 보내는 아픔이 머뭇거린 모퉁이 울 넘어 널 닮은 빨간 찔레꽃의 미소가 눈에 밟힌다. 아직 깃들지 못한 산비둘기 울음 아픈데 어둠이 스멀스멀 골짜기를 더듬는다. 따라갈 수 없는 너 가는 울림길 저 골짜기 청승맞은 뻐꾸기는 또 밤새워 울련가 보다. 아카시아 꽃-1 아카시아 꽃-1 너는 파르라니 깎인 동자승 너의 내음은 스멀스멀 다가오는 그리움 너의 이름은 알 수 없는 미소를 가진 수녀. 코 벌리고 입 벌리어 너의 체취 폐부 깊이깊이 채워 이젠 잊지 않기로 다시는 돌아서기 없기로. 골목길 술 취해 비틀거린 어느 밤 시름의 틈새로 아카시아 향이 .. 바람아 파도야 바람아 파도야 바람아 바람아 세찬 바람아 내 마음 걱정 보따리 가져가 다오 가다가 높은 산 만난다고 되 오지 말고 고개 넘고 산을 넘어 멀리 가다오. 생긴 것은 잘도 생겨 지나는 사람마다 입맛 다시고 행동은 의젓하여 장군감인데 언제부턴가 오만상 찡그리며 고웁던 심성을 그 누가 .. 보름달 보름달 그믐이면 밤마다 어디를 쏘댕기다 어느 놈과 눈이 맞아 가녀린 몸 날마다 배만 불러오고 입덧은 드새 입소문이 두려운가 세상눈이 무서운가 부른 배 감추려 밝은 세상 숨었다가 어둔 밤 슬쩍 부른 배 내미는 넌 뻔뻔하고 싸가지 없는 년. 이전 1 ··· 82 83 84 85 86 87 88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