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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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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백목련 가다가 행여 내 뵈지 않더라도 울며 불며 찾지 마소 늦은 밤차로 구례 화엄사 가서 아무에게도 눈길 주지 않는 돌담 너머 백옥 닮은 귀부인 꼬시어 노닥노닥 노고단 올라 한 이레 뒹굴고 놀다가 터벅터벅 천 리 길 걸어갈까 하노니 - 시작 노트 - 목련은 "아직도 못다 이룬 사랑"이..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면 굳이 같이 있지 않아도 미소가 인다지요.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끼리 만나 그 상처 부비는 것이라면서요. 눈 감아 먼 당신을 바라봅니다. 귀 쫑긋 세우고 코 벌름거리어 당신 맞으려 두 팔 벌립니다. 사랑하면 이유 없는 존경의 눈물이 인다지요. 들꽃이 동토의 ..
수종사 오르는 길 수종사 오르는 길 모퉁이 돌아 하얀 이 드러낸 황토 깊이 반짝이던 서릿발 그게 당신의 그리움 될 줄 몰랐습니다. 산아래 두물머리 노을 지고 수종사 종소리 골 따라 내려오면 당신도 가끔은 가슴 시리시던가요.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모르는 것은 다 애틋타지만 구름은 바람이 불어야 흘러가듯 우리 여정도 사랑 없인 가는 것 아니야 보고 싶어 가슴으로 사랑하는 젖은 몸살 맴돌고 겹 입혀도 너 있어 오늘이 눈부시다
바람꽃 바람꽃 오전 내내 바쁘던 마이산 암수봉우리 사이 계단에 침묵이 누워있습니다. 돌아가려 늦은 나래 펴니 올망졸망 탑들이 두 손 흔듭니다. 격정의 숨 고르며 몰랑에 앉았는데, '오시다가 바람꽃 보셨나요?' 놀라 돌아보니 두 손 모은 승복의 여인이 미솔 건넵니다. 바람꽃? '계단 중간 섶..
사랑은 우는 것이다. 사랑은 우는 것이다. 울지 않으려거든 사랑도 마라. 길 가다 문득 아내 젖통만 한 목련 몽우리 보며 널 생각한다. 참을 수 없는 산통 겪어야 널 닮은 꽃이 되어 기다리고 찾아 웃으며 오거늘 산통 없이 피었다는 꽃은 허상일 뿐 눈물 없이 꽃은 피지 않는다. 사랑은 웃으며 오기에 사랑은 ..
노루귀 꽃 노루귀 꽃 겨우내 마음 둘 곳 없어 홀로 떨었는데 솜털 세운 두 손으로 갈(渴) 한 목 적시는 키 작은 노루귀 날 보고 웃네. 해(日) 넘어왔을까 해(海) 건너왔을까. 끝 모를 사바 고독한 여정에서 홀로 피어 어느 모퉁이 휘감고 돌아 젖어 내 앞에 선 수줍은 나신. 꿈이면 어떻고 허상인들 어..
복수초 복수초 어둠의 강 건너 밤새 어깨 움츠리며 온갖 질시(嫉視) 참아온 그대. 노랗게 문드러진 가슴에 붉은 생채기 내어, 하얀 눈물 뚝뚝 흘리시며 시오리 회색 열두 방천 지나 오금재 몰랑에서 누굴 기다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