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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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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나목(裸木) 1월의 나목(裸木) 눈이 내리는가 그대 가슴에도 펑펑 함박눈 내리는가 쓸쓸한 미소 훨훨 낙엽 처럼 떠나버린 그 강물 위에 숨결하나 흩날릴까 두 눈 부라리며 바람 울던 솔(松) 위에도 눈 내리던 너를 잃고 어쩌다 잠든 밤 나를 깨워 아, 몹쓸 인연 상처 입어 부서진 추억 위에 눈은 내리고 ..
가시 가시 주렁주렁 꿰여 있는 그리움 차마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 곁에 머물 땐 몰랐는데 행복은 늘 내 안에 거한 것을 떠난 아픔으로 소중함을 아는 후회 그 아름다운 죄 혼자라는 것 아,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눈 오시는 날 눈 오시는 날 일어서려니 뜬금없는 눈이 나립니다 긴 날 애태우며 기다리다 이제 떠나려니 그 사람 웃음 같은 눈이 나려 어디쯤 젖어 오시는지 눈길 미끄러워 더디실 거라며 이유 없는 탓하며 되 앉습니다
그때는 그랬었다 그때는 그랬었다 한때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꽃잎 날리는 것 보면 눈물 내렸다 그때는 눈 시리게 고운 가을 단풍이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한때는 비탈길 오른 산 몰랑은 더는 길이 없어 암흑의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이 세상에 다시 오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때는 그랬었다 불가에 옹기..
송구영신, 정갈하고 향기롭게 하소서! 송구영신(送舊迎新) 정갈하고 향기롭게 나이 들게 하소서! 고맙습니다. 임진년, 한 해도 건강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이웃과 어울리며 아름답게 살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여,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사람 있습니까 저는 부족하여 헤아리지 못하오니 당신께서 그들을 따스한 손길로 위..
거기서 무얼 하는가 거기서 무얼 하는가 날 추운데 거기서 무얼 헌가 다들 추워 웅크리고 밖에도 나오지 않는디 가슴에 불덩이라도 담고 있능가 목숨을 걸만한 무슨 일이라도 있능가 산다는 것은 어차피 혼자라고 존재하는 모든 것 가슴에 아픔 없이 사는 것 없다고 하물며 생명 없는 그림자도 때론 소리내 ..
만리포에서 12월 만리포 왔다 갔던 길 다시 와 우리가 숨었던 한적한 그곳에 앉아 비워진 널 안는다. 너와 함께할 땐 하늘 푸르듯 만리포 바다 푸르던데 오늘은 만리포 빨간 등대마저 검다. 하늘도 바다도 늘 푸른 줄 알았는데 내가 세상을 알 수 없듯 그들도 여러 얼굴을 가졌구나. 문득 생각나면 언..
나부(裸婦)의 눈물 나부(裸婦)의 눈물 장수의 호흡 거친 말 타고 전등사 가는 길 삭풍이 뺨을 치고 혀 내밀며 저만치 돌문으로 사라진다 전등사 대웅전 처마 밑 발가벗은 여인이 몸을 움츠리고 있다 추위에 몸을 도사린 것일까 창피한 것일까 내 마음이 정(淨)하면 이웃도 그렇게 보인다는데 여인의 울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