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랬었다
한때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꽃잎 날리는 것 보면
눈물 내렸다
그때는
눈 시리게 고운 가을 단풍이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한때는
비탈길 오른 산 몰랑은 더는
길이 없어
암흑의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이 세상에 다시 오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때는 그랬었다
불가에
옹기종기 모인
새벽
일자리
기다리는
가슴 가난한 인부들처럼
달 달
떠는
단풍의 빠알간 가슴 보며
늦
가을엔
많이도 가슴 아파했었다
그때는
삭풍만 부는
겨울인 줄 알았지
더러운 것 하얗게 덮어버리는
눈 내림은
생각도 못했다
그때는 그랬었다
산 너머엔
넓은 들이 있고
거대한 강이 흐르며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차마 생각도 못 했었다
한때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꽃잎 날리는 것도
나이 드는 것인 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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