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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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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거리 땡땡거리 해 질 녘 한강 철 다리가 보이는 강둑에 천 리 먼 남도가 고향인 열여섯 소년이 기차를 바라보며 눈물 흘립니다. 엄니와 손가락 걸고 절대 울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엄니 아부지가 보고 싶고 동생들이 보고 싶어 기차 따라 용산역으로 달려 가다 호랭이보다 더 큰 기적(汽笛) 소리..
고해(苦海) 고해(苦海) 언 강물 건너듯 언제부턴지 어설픈 몸짓으로 메일을 열고 있다. 어디 살며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마른 목 다듬고 때론, 쓴웃음 지으며 마음 내려놓는데 어느새 손은 메일을 열고 있다. 터벅터벅 가던 길 멈추고 뒤돌아보는 횟수 잦아져 등짐 하나 둘 밤하늘 유성으로 태워 그 재..
여유작작(餘裕綽綽) 여유작작(餘裕綽綽) 하늘은 추워서 입술이 파란데 강물은 유유히 동에서 서으로 흐른다. 세상은 뭐가 그리 바쁜지 말도 없이 달리는데 높은 곳 자리한 정자(亭子) 하나 가슴 풀어 날 부른다. 좋은 벗 있다면 술 한 잔 부어 놓고 노래하며 춤추고 여유작작(餘裕綽綽)하고 픈데 속없는 삭풍..
그곳도 눈이 나리나요? 그곳도 눈이 나리나요? 기척 없이 왔다 간 흔적이 아파 무작정 나선 길 모퉁이 돌아 정종 집 뜨끈한 어묵 국물로 삭신 녹이고 대포 석 잔으로 속 덥히어 두 손 바지에 찌르고 늑대 눈길로 걷는 길 눈은 나리고 눈은 날리어 한 사람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알면서도 다 버리지 못..
고도(孤島) 고도(孤島) 너른 바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작은 섬 하나 억만 년 파도에 시달려 검게 타버린 속 스스로 가까이 가지 못하고 기다림만 알아 헛웃음만 짓는등신이 되었다 지나는 뱃고동 마다 안녕을 빌고 하늘 바다 노한 폭풍우 속에는 돌아올 사랑 없는 것 알면서도 버티고 버티다 파도가 핥..
돌담 돌담 어쩌다 낯선 너와 내가 만나 가슴을 맞댄 차마 곧지 못해 구불구불한 삶. 바람에 시달리고 비 젖어 삶의 공식도 없는 귀먹고 눈먼 가난한 영혼. 거들떠 보는 이 없어 존재의 의미도 상실한 체, 숭숭 뚫린 가슴을 맞댄 돌맹이 돌맹이. 인연은 웃으며 오드만 , . . 차가운 발 아래 검붉은 ..
옥니와 곱슬머리 옥니와 곱슬머리 계사년 들어 내내 혹한으로 고생하고 대한 지나 겨울비 내립니다 허 기사, 알 수 없는 것이 천심이라 종일 눈 오셨다면 아내와 딸과 아들 출 퇴근길 생각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겨울인데 ....... 무디어진 가슴에 내린 비 황량한 들녘도 마침내 봄 오 듯 적시어 말라 자..
해(Sun) 해(Sun) 아침부터 쉬임없이 걸어온 해 얼마나 피곤한지 산허리 기대어 지나온 길 돌아보며 쓴웃음 짓습니다 사실 해는 우리가 잠 자며 쉬는 시간에도 일분 일초도 쉬지 않고 걷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