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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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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보리암에서 남해 보리암에서 남해 금산 올라 이 사연에 울고 저 사연에 울다 잠든 점 점 검은 섬 본다. 자그락 자그락 한 섬 다가오면 싸그락 싸그락 한 섬 물러나는 것이 거친 손 놓고 간 인연들 같다. 남해 금산 보리암 쌍홍문 들고 나는 자그락 싸그락 고해의 울음 누구는 그 소리 아름답다 하고 누..
목백일홍 목백일홍 한번도 본 적 없었다 사철 피었다는데 먼 날 어쩌다 한번 쯤 보았을지라도 집시 닮아 머물수 없는 꽃인줄 알았다 가까이 있지 않아도 내 손 닿지 않아도 거친 호흡 연분홍 꽃잎 사이 뭉실한 꽃술 살짝 내밀고 고개 돌려 바라보는 두 눈 젖었다 한번도 본 적 없었다 비바람 담담히 견디고 따가운 햇살 스친 바람에 백옥 살결 파르르 떠는 오고 가다 한번쯤은 보았을 집시 닮아 서글픈 꽃
내 가슴에 당신이 없는 이유 내 가슴에 당신이 없는 이유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자유로와 향기롭고 분별 있어 좋다는데 나는 아직 늦은 저녁 쌉쌀한 커피 티라미슈 케잌 나눠 먹으며 가뿐 숨 티 내지 않으려 한마디 말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듣다가도 때론 당신 미소에 휑하니 머리 비워지고 울렁이던 심장도 마비..
장마와 능소화 장마와 능소화 간밤 무슨 일 있었길래, 너울 치마 두르고 하늘 올라 무지개 닮은 네 모습 밤새 아른거렸다 들녘 물길 걱정되어 새벽길 나서는데 누가 흘렸는지 붉은 눈물 여태 마르지 않았다. 삭신은 누웠는데 영혼은 어디 있을까 상처 난 하룻밤 단절 사랑방 사랑도 이젠 옛말인가 보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사랑하는 당신에게 당신 마음 알고 싶어 가슴에 손 얹어봅니다 가슴 너무 단단하여 차마 당신 내 온기 느끼시는지요 당신 음성 듣고 싶어 불어오는 바람에 귀 기울입니다 그 바람 하도 사연 많아 차마 당신 내 목소리 들리시는지요 7월 어느 무더운 날 당신 웃음 내 웃음인 양 행복하며 내 울음 당신 울음 아닌 것에 감사하며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가난한 가슴에 감춰 둔 옛 노래 들려 드립니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미안한 나의 당신에게
6월과 장미 6월과 장미 막걸리 한잔 드시고 다시 한번 그 얼굴이 보고 싶다며 논길 걸으며 노래하시는 저 노인처럼 뭉실뭉실 바람 따라 흐르는 구름처럼 내게도 그렇게 사랑이 오실 것만 같은 6월 한사람 사랑하다 더 사랑할 수 없을 때 남은 가시 가시마다 향기 감추고 스스로 꽃잎 내리는 장미 처럼 어느 비 오시는 날 자박 자박 내게 한 사랑이 오신다면 장미의 가시로 뇌를 마비 시켜 가난한 가슴 떠나지 못하게 가둬 놓고 아픈 날은 보듬고 안으며 6월은 강물에 붉은 장미 한 송이 띄워 보내고 싶다
등나무 꽃과 풍경 소리 등나무 꽃과 풍경 소리 사악한 삶의 갈등 피하고저 척박한 곳 찾아 허리 틀어 꾸불꾸불 하늘 오르다 보랏빛 사알짝 토해 놓은 5월 한낮 꽃이 향기로운 것은 어우러지고픈 갈망이며 꽃이 고운 것은 안기고 싶은 바램이다 찬란한 5월 알싸히 비 내리던 날 덕수궁 석조전 등나무 아래에서 풍경 소리 들었다
5월 5월 당신 앞 눈 감는 것은 순종의 의미예요 달콤한 언어가 아니어요 현란한 몸짓이 아니어요 뛰어난 문체도 아니어요 뜨거운 눈길도 아니어요 비 젖은 새벽 빗속 지나 차별하지 않는 아카시아꽃 향기 같으면 더 욕심 없습니다 문드러진 가슴 나드는 눈 부신 5월 햇살처럼 당신 앞에 눈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