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771) 썸네일형 리스트형 몸살 28830 몸살 간밤 어디서는 천둥 번개 일더만 푸르던 자작나무 놀랐나 보다 물 든다는 것 나를 비워 당신께 순종하는 일이며 코 곤 소리에 깨어 입맛 다시다가 기러기 울음인양 다시 잠드는 것이다 삶은 나서 멸하는 것이라면 저 이파리 지난가을 낙엽이었음을 모르듯 나 돌아갈 땐 실핏줄처럼 엮인 인연과 희로애락 서슬 끊어 어느날 새싹처럼 되 온다면 나도 저 이파리처럼 아무것도 모를까 누군가 간밤 서럽게 울더만 은백색 자작나무 사이로 노란 비 내린다 덕수궁 돌담길 걸으며 덕수궁 돌담길 걸으며 관심 없는나무는 단풍도 곱게 들어 누구 시선 아랑곳없이 보란 듯 가슴 내밀고 오래 보고 싶은 나무는 무에 그리 힘들었는지 스치는 바람도 속절없이 나뒹구네 이별 앓이 이별 앓이 네 손 잡을 수 없어 커피잔 만진다 기억하는 네 손보다 뜨거워 콧등이 아린다 바람처럼 의미 없는 웃음 지나며 후들 대는 발길 나에게도 그러하지 못하면서 내게 한결같기 바라는 것이 과한 욕심이었음을 너 떠난 후 안다 처서 지나 천지는 서늘한데 너의 내음 영원히 잊힐까 조니워커 블랙 한 잔 부으며 널 기억한다 비 내리는 날의 기억 비 내리는 날의 기억 새벽 공원 길 걷는데 비 내려 비 피하려 정자 앉으니 개미 한 마리 비 맞으며 어슬렁거린다 언제였더라 그래 1970년 늦가을 왕십리 친구 자취방 나서 을지로 6가 계림극장 즈음 비 내려 개미처럼 비 맞으며서대문 영천까지 걸었다 사연 없는 삶 있을까만 저 개미 왜 비 .. 정동진에서 정동진에서 발길 멈춘 정동진 비가 내리면 성난 바다 날던 갈매기 날개 접어 철조망 위 나팔꽃으로 피어 긴 목 내밀고 속살 적시니 머물 곳 없는 길손 애를 태운다 명상(冥想) 명상(冥想) 백로(白露) 지나 나뭇잎 진다 정든 벗 떠나기 싫어 얼마나 바둥거렸을까 만 더 견디지 못하고 손 놓았다 한치 앞 보지 못하는 게 삶이라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낙엽 쌓여 대지를 덮으면 하얀 눈 낙엽을 덮고 대지 아래 하얀 생명 뽀송뽀송 기다린다 생(生)과 멸(滅)은 하늘 일 어.. 무제(無題) 무제(無題) 저 산 몰랑은 시기와 질투 없을 것 같아 산 오르네 비탈 숨 차고 바위 들쑥날쑥 험해도 담담히 몰랑에 서니 떠나온 곳 아득한데 지지고 볶던 아우성 들리지 않고 고요하고 평온하네 산다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르지 꽃은 홀로 피었다 말없이 홀로 지듯 나고 멸하는 것은 부질없는.. 고백 고백 아끼고 아끼던 초콜릿 만지작거리다 녹아버렸다. 상심했다. 차라리 먹기라도 했으면 달콤 쌉쌀한 맛이라도 보았을 것을. 누군가 얘기 듣고 녹은 초콜릿 냉동실에 두었더니 다행히 굳어졌다. 잘 포장된 처음 대신 쪼골 쪼골 이젠 더 아낄수도 없고 포장지도 헐어 만지작거리지도 못..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