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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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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나목(裸木) 1월의 나목(裸木) 눈이 내리는가 그대 가슴에도 펑펑 함박눈 내리는가. 쓸쓸한 미소 훨훨 낙엽 처럼 떠나버린 그 강물 위에 숨결하나 흩날릴까 두 눈 부라리며 바람 울던 솔(松) 위에도 눈은 내리는가. 너를 잃고 어쩌다 잠든 밤 나를 깨워 아, 몹쓸 인연. 상처입어 슬픈 부서진 추억 위에 눈은 내리고 덮..
송년(送年) 기도 송년(送年) 기도 2009년 기축년(己丑年) 한 장의 달력에 지워야 할 숫자 딱 한 개 남았습니다. 이 한 개의 숫자를 지우기 전에, 삭막한 겨울 소리없이 내리는 하얀 눈처럼 고요를 알아 담담함을 갖게 하시고 가벼움을 알아 탐욕과 시기를 불 태워 주소서. 나목의 버림을 알아 막힘을 소통하게 하시고 필요..
12월의 나목(裸木)-3 나목-3 단풍이 물들 때 모를 이유로 돌아선 너 내가 나 인 것이 버거워 버리고 비워내며 네 발길 놓치지 않았던 것은 한 번쯤 만날 이유가 있음이었다. 차마 네게 묻지 못한 내 안의 아픔들이 흰 눈으로 내려도 애써 내 눈길 널 향함은 외면 그 이유를 듣고 싶었음이었다. 이젠 영하에 삭신 얼고 삭풍에 ..
12월의 나목(裸木)-2 12월의 나목(裸木)-2 삭신을 찢던 폭풍우 속에서도 고개를 흔들며 손 놓지 않던 이파리들이 찬 서리에 두 손 놓은 것은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날 더우면 찾아와 날개 놓던 새들도 시간 나면 찾아와 재잘대던 새들의 발길도 끊겼다. 응어리. 살면서 응어리 없는 가슴 있으면 좋으련..
12월의 나목(裸木)-1 12월의 나목(裸木)-1 적당한 거리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바라만 볼 수 있음이 행복이었을 때. 새벽 찬바람에 발가벗기어 서 보니 변절(變節)하여도 좋았을 몹쓸 인연으로 마음은 몰래 그 거리를 수시로 오갔나 보다. 삭풍에 떨고 눈비 젖으면 어떠리 버림을 받았다고 울지는 말자. 새 날을 기다리는 밀어..
어머님(老母) 주름 어머님(老母) 주름 어느 먼 곳 인연이 여기까지 왔을까 가녀린 실개천. 굽이굽이 빛바랜 애증(愛憎)의 흔적 백 년도 못할 삶 허기진 세월. 동지섣달 긴 긴 밤 밤새 눕지 못하시고 무얼 기원하시는지 싸락싸락 눈은 내려.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두 손 모으시고 숨긴 사연 눈물되어 꽃자주 실개천에 슬픈 ..
홍시감 홍시감 워메, 저기 좀 봐 누가 심장을 걸어놨네. 워메, 저기도 저기도. 냄새 나는 땅 싫어 싫어 저만큼에서 하늘 우러러 바람 서리 걱정 없이 주름지며 홀로 성글어. 끝내 찾아주는 이 없으면 담담히 삭신 불 질러 그 흔적 바람에 의지할 마지막 침묵. 워메, 저기 저기 좀 봐.
늦 가을 단상(斷想) 늦가을 단상(斷想) 기원(祈願). 불타던 정열과 숨 가쁜 환희. 변절(變節) 뒤틀리는 삭신의 고통 오그라드는 영혼의 망각 아, 탐욕도 한 날의 사치(奢侈)였다. 낙엽, 그 위에 내린 서리. 저항(抵抗)과 고뇌(苦腦)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선택. 허무(虛無) 바람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