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771)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다보니 가다 보니 버스는 오지 않았다. 해는 깊은 숲 뿌리까지 중천에서 비추다가 사람 발길 뜸해지고 그림자 길어지는데 타야 할 버스는 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모르겠다며 막걸리 냄새가 콧등을 때리며 지나간다. 아마도 버스는 다른 곳에서 나를 기다리다가 가 버렸나 보다. 목이 .. 거미 거미 해 지고 어두운데 처마밑 거미 한 마리 은사실 침대 만들어 놓고 누구를 기다리나 . 그믐달 외로운데 그네타는 거미 한 마리 너도 혼자 나도 혼자 그믐달도 혼자. 명예도 보화도 미련두지 않고 기다림만 배워 너도 나도 그믐달도 늘 목이 마르다.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라 하면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멀리서나마 당신 모습 보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쿵쾅 방망이질 하는 이유입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유를 보이라 하면 딱히 보여드릴 순 없습니다. 다만, 구름사이 언뜻언뜻 보이는 짙푸름처럼.. 민들레-2 민들레-2 얼마나 기다리면 꽃이 되는 것일까. 꽃치고 어여쁘지 않은 꽃 있으랴만, 그 꽃 피기까지는 얼마나 몸살 앓고 어찌 눈물 흘리지 않았을까. 낮에는 웃지만 밤 되면 외로움에 혼자 우는 꽃 젊은 날 삶의 무게에 허리펴지 못하다 백발에 버림의 철학을 배워 굽진 등 곧게 펴 정갈하게 .. 월미도에서 27587 월미도에서 멀리 팔미도 등대불은 어둔 하늘 십자성 만선의 늦은 고깃배는 배부른 열사흘 보름달 저만치 등 굽은 검은 섬은 올 추석도 고향 못 가는 내 마음. 어둔 하늘 반짝이는 잔별은 부모 형제 그리운 동무들 객지생활 어언 반 팔십 환향 할 날은 기약 없는데 무심한 갈매기 한 마리 길손에게 .. 만리포를 걸으며 만리포를 걸으며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파도는 아직도 나를 부른다. 텅 빈 만리포 홀로 처절히 붉은 저녁노을 배 한 척 아직 시커멓게 등 돌려 앉아있고 초나흘 초승달 그리고 나(我) . 값싸게 치부해버린 인연의 무관심이 혼자일 때 하필이면 돌아봐 지고 무시하면 할수록 더 아파지는 것.. 울음은 나의 기도 울음은 나의 기도 푸른 빛 먼 하늘을 바라보면 눈물이 난다 하늘과 빛을 볼 수 있음을. 草木이고 牛馬라면 기쁨의 눈물 있겠는가. 적막한 산길 코끝을 스치는 솔솔한 상큼함에 눈물이 난다 산길에 솔(松)이 함께 있음에. 풀섶 곤충이고 새라면 행복을 알겠는가. 빛의 유희에 눈물 흘리고 .. 가을이 오는 소리 가을이 오는 소리 백중(百中)지난 하늘 달 스러짐이 서러운데 풀 섶 귀뚜리 울음에 옛일이 더욱 그립다. 가도 가도 끝없는 본향 가는 길 달빛이 서둘지 말라며 옷깃을 잡는다. 골짜기 지나는 무심한 바람은 솔잎을 울리고 찬 이슬에 솔방울 지는 소리 반백 중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