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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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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가면 겨울이 가면 겨울이 가면 동화사 여승의 속마음보다 더 붉은 징한 정 남기고 동백, 너는 따스한 날 고드름처럼 뚝 떨어지겠지. 그리하여 여자만(汝自灣) 부드러운 손길에 재석산은 울고 허상의 눈 대신 실체의 비가 내리고 이제는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나이인데, 저벅저벅 겨울이 가면 그래도 내..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이 그리우면 해 질 녘 강가에 서리 으스러지는 일몰(日沒)에 나 대신 놀라 이는 강물의 파문에 행복을 기원하리라. 가슴 치게 외로우면 한 밤 산길을 걸으리 바람의 한숨소리 들으며 나 대신 쓸쓸히 재(嶺) 넘는 달 보며 삶은 혼자임을 알리라. 잠 못 이루는 밤 새벽 해변에 서리 아..
섣달 그믐날 섣달 그믐날 설날은 다가오는데 고향 갈 수 없어 이불 둘러쓰고 밤새 어머님 생각 타 계백(階伯)장군처럼 새벽 근무 나서니 서럽게 눈이 내린다. 간밤, 심하게 젓 몽우리가 서더니 눈이 오려 그랬나 보다. 어릴 적, 호랑이 아버님 따라 세배 다니던 추억 ...... 지금쯤, 아내의 마음은 얼음장일지라도 전..
소화다리 국밥집 소화다리 국밥집 언 산에 백 상여 나가듯 함박눈 펑펑 내리던 날 요리 가면 진틋재, 저리 가면 석거리재 소화다리 삼거리 기차 화통처럼 허연 김 토해내는 국밥집. 어릴 적, 슬쩍 안을 들여다보면 어른들이 에끼, 학생 놈이! 하며 입 훔치던 곳. 한 많은 소화다리 전설같이 윙윙 전깃줄 울어 애는 삭풍소..
혼자임이 외롭거든 혼자임이 외롭거든 혼자임이 외롭거든 숲길 걸으리 햇빛 반짝이는 나뭇잎 끝에 바람이 오가다 토해내는 한숨소리 들으며 문득, 인연을 생각하리. 질퍽이는 여정旅程에서 만났다 헤어지는 것이 인생事라면 아직도 어디선가 날 찾아오고 있을 그 인연 벅차게 기다리리. 理想은 반짝이는 밤 하늘 별 바..
아쉬움을 늘 만족이듯 아쉬움을 늘 만족이듯 님이여! 달이 차고 기운다고 상심(傷心)치 마세요 그것은 빛의 장난이지 실체가 아님을 알잖아요. 우리의 관계도 그와 같습니다. 생각의 순간마다 가슴 설레고 하루, 이틀, 님 음성 들리지 않으면 궁금한 걸요. 우리는 적당한 거리에서 다가서지 않는 나무와 같았지만 그럼에도 ..
새해 기도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 당신께 간절히 기원 합니다. 부모 사랑 없이 태어난 갓난아이들을 당신께서 뜨겁게 안아 주소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우 여러분을 당신의 손으로 쓰다듬어 주소서, 나이 들어 어렵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당신께서 보살펴 주소서 장애를 입어 힘들게 살아가시는 장애우..
기다리는 마음 28764 기다리는 마음 행여, 햇빛 내리는 돌담에 귀 대고 어디쯤 오시는가 눈 내리는 날 가지 끝에 달린 노란 유자처럼 가슴 저미게 좋아하는 사람 기다리는 기분을 누군가 기다려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바람에 붙들려 가면서도 창문 두드리는 낙엽, 하늘 보이지 않는 문틈으로 서걱서걱 눈 내리는 소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