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320) 썸네일형 리스트형 꽃의 마중- 신지영 꽃의 마중/신지영 꽃은 걷지 못해 향기를 키웠지 먼 데 있는 벌더러 잘 찾아오라고 마음으로는 백 리라도 걸어 마중 가겠지만 발로는 걸어갈 수 없으니 향기로 마중 나갔지 비 가는 소리 - 유안진 비 가는 소리 유안진 비 가는 소리에 잠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엣 같은 뒷모습의 가고 없는 밤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12월의 독백 - 오광수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 가을 노트 - 문정희 가을 노트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 가을 하늘 아래 서면 - 강진규 가을 하늘 아래 서면 강진규 가을 하늘 아래 서면 화살처럼 꽂히는 햇살에 맞아 늘 아프고 부끄럽더라 얼마쯤 잊어버린 죄책감을 꺼내어 맑은 물에 새로이 헹궈 깃대 끝 제일 높이 매달고 싶더라 크신 분의 목소리가 내귀에 대고 괜찮다 괜찮다고 속삭일 때까지 밤새워 참회록을 쓰고 싶.. 방문객 - 정현종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것 풀섶에 산나리,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 7월의 바다 - 황금찬 7월의 바다/황금찬 아침 바다엔 밤새 물새가 그려 놓고 간 발자국이 바다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소라껍질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 본다. 소라의 천 년 바다의 꿈이 호수처럼 고독하다. 돛을 달고, 두세 척 만선의 꿈이 떠 있을 바다는 뱃머리를 열고 .. 이전 1 ··· 4 5 6 7 8 9 10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