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名詩 감상

(320)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너로 말하건 또한 나로 말하더라도 빈 손 빈 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 있는 친구 가로등의 불빛으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가다 얼굴 반쯤 그만 봐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
잃어버린 미소 - 유병운 잃어버린 미소 천 년 지나도록 가을 봄 여름 겨울 달 별 해 벗하며 허기진 산 짐승 상처 난 날 짐승 짓밟힌 날 벌레 자비로 굽어 안으시다 천 년 고웁던 미소 잃어버린 당신 오 오 태안 백화산 중턱에서 먼 바다 바라보며 누굴 기다리시나요.
깃발 - 유병운 깃발 남들은 불전(佛殿)에 엎드려 절도 잘 하드마 나는 그렇지 못하고 덧없이 나이 들고 낙엽만 날려 나 그대에게 부탁하나 하겠소. 어느 날 나 숨 쉬지 않거든 삭신 태워 날리운 곳에 깃발 108개 날리게 해주오. 살며 살다 얽매이지 않고 살 수 없어 견혹(見惑) 사혹(思惑) 헤어나지 못했는..
그리운 우체국 - 류 근 그리운 우체국 류 근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금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지..
사랑에게 - 정호승 사랑에게 정호승 나의 눈물에는 왜 독이 들어 있는가 봄이오면 봄비가 고여 있고 겨울이 오면 눈 녹은 맑은 물이 가득 고여 있는줄 알았더니 왜 나의 눈물에는 푸른 독이 들어 있는가 마음에 품는 것마다 다 독이 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사랑이여 나는 이제 나의 눈물에 독이 없기를 바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 유진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유진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가슴 흐린 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 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 창가에 누군가 왔다 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
꽃 -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