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320) 썸네일형 리스트형 12월 - 오세영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 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11월 - 나태주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혼자서 - 나태주 혼자서 나태주 무리지어 피어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가 있다. 두셋이서 피어있는 꽃보다도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가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가을햇살 - 오광수 가을햇살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 걷자 합니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라 연꽃 만나려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두 철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아라 내가 하늘을 보는 이유는 - 홍광일 내가 하늘을 보는 이유는 홍광일 내가 하늘을 보는 이유는 매섭게 밀려드는외로움에 있다 내 삶의 언저리 비바람 몰아칠때 불쑥불쑥 솟아나는 꿈하나 저 하늘 어딘가 저 별처럼 빛날 것 같아 바라보는 하늘이다 내가하늘을 보는 이유는 끝없이 스며드는그리움에 있다 내 영혼의 뜨락에 나뭇잎 딍굴 때 언뜻언뜻 떠오르는 얼굴 하나 저 하늘 어딘가 저 달처럼 올 것 같아 불러보는 하늘이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렌터 윌슨 스미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렌터 윌슨 스미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는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 이전 1 ··· 3 4 5 6 7 8 9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