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아래 서면
강진규
가을 하늘 아래 서면
화살처럼 꽂히는 햇살에 맞아
늘
아프고 부끄럽더라
얼마쯤 잊어버린 죄책감을 꺼내어
맑은 물에 새로이 헹궈
깃대 끝 제일 높이 매달고 싶더라
크신 분의 목소리가 내귀에 대고
괜찮다
괜찮다고 속삭일 때까지
밤새워 참회록을 쓰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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