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320)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무는 빈들에서/정일근 저무는 빈들에서 정일근 어둠 그 다음에는 무엇이 따라 오느냐 저무는 빈들에 서면 이내 아득한 바람 어디로 돌아가야 하느냐 세상 길은 끊어지고 풀들, 잡목들 자욱히 흐느낀다 빈말 빈몸으로 살아온 날들 뒤돌아보느니 이유도 까닭도 없이 속죄하고 싶다 사람아 마을의 먼 불빛들이 따.. 낙 엽 / 구르몽 낙 엽 / 구르몽 시몬, 어서 가자,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그대는 좋아하는가, 낙엽 밟는 소리를? 낙엽의 빛은 부드럽고, 그 소리 너무도 나직한데 낙엽은 이 땅 위에 연약한 표류물 시몬, 그대는 좋아하는가, 낙엽 밟는 소리를? 해질 .. 사람이 한번 작별을 하면/조병화 사람이 한번 작별을 하면/조병화 그렇게 그렇게 되어서 작별을 한 후 문득 생각이 나서 그곳에 가보니 그곳엔 이미 없었습니다 그곳엔 있으리라고 믿고 가보았지만 그곳에도 없었습니다 평소에 몇 번 같이 가본 정다운 곳이 있어서 혹시나 그곳에, 하고 그곳을 멀리 찾아갔으나, 그곳에도 없었습니다 .. 구월이 오면 /안도현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 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 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 꿈꾸는 나비/오세영 꿈꾸는 나비 / 오세영 나는 숨었다. 난만히 피어 있는 진달래꽃 숲. 너는 뿌리치고, 후두둑 지는 이슬. 너는 달아났다. 물안개를 넘어서, 무지개를 넘어서 팔랑팔랑 태평양을 나는 한 마리의 나비. 오늘도 나는 비척대며 산을 오르다 지쳐 잠이 들었다. 바다는 보이지 않고, 끝끝내 꿈속의 ..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 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 찔레/문정희 찔 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어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 모란이 피기 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 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