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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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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우체국/류근 그리운 우체국 - 류근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등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
사랑/조병화 사랑 조병화 사랑은 언제나 좀 서운함이어라 내가 찾을 때 네가 없고 네가 찾을 때 내가 없음이여 후회는 모든 것이 지나간 뒤에 일어나는 바람이려니 그리움은 더욱 더 사라진 뒤에 오는 빈 세월이려니 사랑은 좀 더 서운함이려니 그리움은 아프게 더 더 긴 세월이려니 아,인생이 이러함..
연애하다가 쓴 시/이생진 연애하다가 쓴 시 이생진 -왜 시를 쓰지? “사랑 하기 때문에…” 시는 사랑이야 연애편지를 쓰다가 시인이 된 사람이 많아 사랑 없이 사는 사람은 호미 없이 밭을 매는 일이지 풀 뽑기 힘들고 거두어드릴 게 없으니 재미 없고 그렇다고 달콤한 것만은 아냐 처음엔 즐겁고 반갑고 기쁘다..
사랑하면/조병화 사랑하면 / 조병화 우리가 어찌하다 이렇게 서로 알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는 한 인연이려니 이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서운해지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이 되려니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것도 어쩔 수 없는 한 운명이라 여겨지려니 이러..
작은 들꽃/조병화 작은 들꽃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내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이 이승의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사랑이로구나 가장 소중한 짐이 사랑이로구나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로구나.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지금 이곳, 이 자리까지 눈에 보이는 짐은 버리고 왔건만 내..
당신의 마음/한용운 당신의 마음 한용운 나는 당신의 눈썹이 검고 귀가 갸름한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사과를 따서 나를 주려고 크고 붉은 사과를 따로 쌀 때에 당신의 마음이 그 사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둥근 배와 잔나비 같..
낙엽을 태우며/이효석 낙엽을 태우며 이효석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
10월 - 오세영 10 월-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