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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탱자

 

 

 

탱자

 

달의 한쪽이

북극 뒤로

사라지고

 

가시 감춘 남은 달은

하얀 꽃의

고고함에 부끄러워했다.

 

동토에서

살아남아

푸른 젖꼭지 하나 잎새 뒤에 숨기고

몰락하는

달의 빈곤을 탓하지 않으며

만월처럼

노랗고

둥글게

영글어 갔다.

 

새벽

벌거벗은 알몸을 만지던

검은 손을

 

가시는 사정없이 찔러 

핏물을

땅에 뿌리고 있다. 

 

하늘엔

아직

하현 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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