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馬羅島)
화산석
구멍구멍
개쑥부쟁이 움츠려
말똥말똥
지나는 빈 세월만 바라보는
고도
못 본
아쉬움이
천 리 만 리인 줄 알았는데
두어 시간
걸으며
아무나 지닌 그리움 고백하니
호랭이 눈으로 째려보던 시퍼런 동지나 파도가 검은 암벽을 할퀴며
어서 가라
표효하네
허기사
백 년도 못 사는데
퍽이나 살듯
바리바리
감춘
사연
바람 불 때마다
빌라고
할망당 바위틈에 꽂아 놓고
떠나네
강남 제비 새끼처럼
구멍구멍
움츠려
말똥말똥
한라산 변덕스런 계절만 바라보는
마라도 한나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