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살며
작년까지 꿈에도 생각 못한 욕심 하나
생겼다
나이 들어
이젠
하나하나 버리고 버리며 가난하게 살려고
했는데
내
칠순 날 아침 하늘이 주신 은혜로운
선물
아직
지 어미 아비 구분도 할 줄 모르는 내 손자
승우
이 사람
저 사람
안아주면
낯
설다
울지 않고
입과 눈과 코와 귀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가 모두 함께 방긋방긋
웃어
미소
잃어
삭막했던 내 가슴도 어느샌가 따뜻해지고 있다
이놈이
자라
할애비인 것을 알고
아장아장
걸어
다가올 때
가난한 가슴 얼마나 뜨거울까
꼭 안아 주며
달콤한
사탕 한 개 사 주고 싶고
책가방
매고
학교 다녀오면
용돈도 손에 쥐어 주고 싶은 것이다
이젠
버리고 버리며 가볍게 가야 할 나이에
뜬금없이
욕심 하나 생겼다
백일 조금 지났는데
어느새
나를 알아보고
방글방글 웃는 그놈 보러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