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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욕심

 

 

 

욕심

 

 

살며

작년까지 꿈에도 생각 못한 욕심 하나

생겼다

 

나이 들어

이젠

하나하나 버리고 버리며 가난하게 살려고

했는데

 

칠순 날 아침 하늘이 주신 은혜로운

선물

 

아직

지 어미 아비 구분도 할 줄 모르는 내 손자

승우

 

이 사람

저 사람

안아주면

 

설다

  울지 않고

 

입과 눈과 코와 귀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가 모두 함께 방긋방긋

웃어

 

미소

잃어

삭막했던 내 가슴도 어느샌가 따뜻해지고 있다

 

이놈이

자라

할애비인 것을 알고

아장아장

걸어

 다가올 때

 

가난한 가슴 얼마나 뜨거울까

꼭 안아 주며

달콤한

사탕 한 개 사 주고 싶고

 

책가방

매고

학교 다녀오면

용돈도 손에 쥐어 주고 싶은 것이다

 

이젠

 버리고 버리며 가볍게 가야 할 나이에

뜬금없이

 욕심 하나 생겼다

 

백일 조금 지났는데

어느새 

나를 알아보고 

방글방글 웃는 그놈 보러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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