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想像)
모든 생명은
생로병사의 길을 걷는 순례자이지
태초
하나님이 흙으로 그의 형상대로 지으시고
기운을 불어넣으니
사람이라
생명의 본향은 하늘이네
산도
나무도
풀도
공중 나는 새도
수천만 년 하늘 닿으려
꼰지발 딛는
저 산은 아직도 닿지 못하고
깃털 잃은
독수리도
하늘 거했다는 말 들은 적 없어
하물며
한 백 년도 치성드리지 못하면서도 하늘 닿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말고
그런데
일흔 넘은 가을 어느 밤
문득
하늘 닿는 길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