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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행로(行路)

 

 

 

 

행로(行路)

 

 

하늘은 구름이 지나는 길 아니던가

 

가다가

고산(孤山) 만나면 하룻밤

머물고

 

가운데

냇물이 손짓하면

 

무거운 몸 말없이 내려와

손잡고

노래도 부르더라


 

살면서,

 

많이 울었고

속없이

실없는 웃음도 날렸건만

 

어느덧

옛일을 반추하는 횟수가

잦다


 

본디,

 삶의 희로애락은 실체가 없다는

 고승의 말씀 읽었는데

 

아직

내 안은 굴곡진 옛일이 배암처럼

   또아리 틀고 있다.

 

가야 할 

 황톳길 여정이 구름의 생성과

소멸처럼

 

있는 듯

없는 듯

가벼운 산보길 같다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턴데

 

하늘도

구름도

 얼굴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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