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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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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는 밤에/도종환 홀로 있는 밤에 / 詩 도종환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다만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있다는 것이 흙 위에 다시 돋는 풀을 안고 엎드려 당신을 생각하다 내 가슴에 내 얼굴을 묻고 홀로 깊이 어두워져가고 있는 다만 이 짧은 순간을 외로움이라 말해도 되는 것일까 눈물조차 조..
더 깊은 눈물 속으로/이외수 ♧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
세상 읽기/천양희 세상 읽기 - 천양희 세상을 뜻대로 읽고 싶어 가출을 출가로 불성을 성불로 유수를 수유로 읽어 보다가 세상을 거꾸로 읽고 싶어 정부를 부정으로 선생을 생선으로 교육을 육교로 잘못 읽어 보다가 세상을 마음대로 읽고 싶어 가능을 능가로 입산 금지를 지금 산에 들어감으로 바꿔 읽어 보다가 세상을..
바위/유치환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찔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
고독과 그리움/조병화 고독과 그리움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
귀거래사(歸去來辭)/도연명 귀거래사(歸去來辭) 陶淵明 도연명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游觀 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책부노이류게 시교수이유관 날마다 거닐어도 정원은 경치를 이루고 문은 닫으니 닫힌 채 그대로다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쉬는데 맡기고 때로는 머리를 높이 들어 사방을 둘러 본..
겨울 바다/조병화 겨울 바다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줏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 조병화의 시 <추억>(전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