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세상
꽃 피는
4월
처절히 산화하는 자목련은 향기로워라
주인이 버린
10월
언덕배기 서리 맞은 호박은 아름다워라
사람을 등쳐먹으면 험한 세상이라고 하는데
만물의 영장이 모기에게 피 빨리는 세상은 무슨 세상인가
사악함을 감춘
붉은
미소
값비싼 향수의 역겨움
경박스럽게 흔드는 두 팔
짜 맞추고
덕지덕지 발라 반짝거림으로 속이는
순간보다
가난한 내 피 빨아먹겠다고 경보음 울리는
저 몰골의
모기에게 피 빨리는 세상이 더 마음 편하지 않은가
꽃 피는
4월
처절히 산화하는 자목련은 고와라
주인이 버린
10월
언덕배기 서리 맞은 호박은 온유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