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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아버님

 

 

 

아버님

 

 

양지

논두렁 아래

누이와 모닥불 쬘 때

 

삭풍 맞으며 쟁기질하시던

아버님

눈 두렁에 앉아 담배 피우시다

 

구불구불

마을길

세참 챙긴 어머님 보이면

 

이놈의 소가 왜 말을 안 듣는다냐

허이

이랴

쭈쭈쭈

 

목소리

더욱

구성지셨는데

 

아버님보다 더 살아

일흔에 들은

아들은

 

올봄에도 

그 논길 걸으며

아버님을 추억합니다

 

 

- 1984년 64세 들기 전 섣달 스무하룻날 작고하신 아버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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