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장날
우리
더 나이 들기 전
동백꽃 피는 남도로 가세
무심히
눈 내린 뻘밭
꼬막 배
투덜대는 갯골 철다리
밑
누가 알아 준당가
힘겨운
삶
우리
나이 더 들기 전
정스런 남도로 가세
물때 따라
육자배기 구성진 갯골
꼬막배
바쁘게 들락거리는
벌교 장날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짭짤한 핏물
탱글탱글한 살점 안주 하여
횡게 다리 내려앉게
궁뎅이
흔들고
제석산 무너지게
노래
부르며
찌그러진 가슴 털어불고
한바탕
웃어 보세
없을수록 생각 많은
삭풍같은
삶
잊을 건
잊어불고
묻을 건 묻어야제
덧없이 주름 늘고
눈만
침침 해진디
누가 알아 준당가
얼어붙은
삶
세상
천지
오지게 추운 날
몰라서 그렇지
막걸리 안주로 꼬막보다 더 좋은 것
있당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