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기도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하며)
바람은
4월
꽃을 피우고
4월은
꽃
바람에 지더라.
오천 년
넘도록
우리 얼마나 웃어봤던가만,
사월 열엿새
그날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어버렸다.
갈 수 없는 어딘가라도
간구하면
닿는다는데
맹골수도(孟骨水道)
30여m
물 속 그렇게 먼가.
꽃잎은
떠 내려 가 사라지니
부디
바라노니
우리 기도 꽃잎 되지 말고
그곳
닿는
묵직한 꽃송이 되어다오.
악착같이 버티어
우리
뜨거운 손
다시 잡아야 하는데,
아~
갈구의 부족함이여!
부족한 정의여!
젖은 송이마다
웃음
거둬
그러고도
우리
살아 숨 쉬어 미안하다.
아프다
슬프다
부끄럽다.
차라리
울어
좋아진다면
나
가슴 찢어 울리라.
우리
이 땅에서 무얼 바라며
살겠는가.
겨울 너머
짠한
4월,
참혹하고 냉정한 네 모습에
진정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