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내리(川內里)의 봄
이맘때면
누군가
어디로 떠나는 터미널에 가는 버릇이 있다.
갈 곳
없어
오가는 발걸음만 세다가
해 질 녘
쌉쌀한 커피로 찌든 속
달래고
터벅터벅
돌아가는
길.
머언
어둠에 홀로 웃는
하늘
꽃.
휘돈 강물도 적벽에 막혀,
맥없이
떨어진 꽃잎만
강물 따라
밤새
흘러가는
한날
좋아했던 사람이 아직도 머무는
곳.
그곳도
머잖아
필
꽃망울은
그
젖꼭지처럼 바끄러이 솟았을까.
반백
중년
뻔뻔한 세월 탓하며,
지금
까맣게 잊어버렸을지도
모를
허튼
약속
되뇌이며,
옹기처럼 깊은 정
그리워
월영봉
달
그림자
강물에 내리는 밤이면
기다리는 사람 없는
그곳
천내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