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밤
그리하셨지요.
애태우시다
토해
낸
검
붉은
묵시(默示).
시작도
끝도
없는
바람의
유희처럼
야누스 두 얼굴 같은
긴
동짓날
밤,
홀로
뒤척이며
어둠
지나시다
모르는 듯
뚝
뚝
흘리신 선혈.
그리하셨지요.
목구멍
넘는
숨소리마저
죄 없을
하얀 눈 속에
붉게
번지는
동짓달
초하루
밤.
실상(實相)은
뵈지
않고
온 밤
어딘가를 헤메인
땡그랑
풍경(風磬)에 놀랐을
당신,
춥진 않으신지요.
- 시작 노트 -
실상(實相) - 진실 자체의 모습, 존재하는 모든 것의 진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