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툰 자작詩

담쟁이의 꿈

 

담쟁이의 꿈

 

신작로(新作路)

먼지 날리며 그대 오신다고 했지요.

 

주막집  담벼락에 올라

가는 목 길게 빼고 기다리리라. 

 

그대 오신다고 했지요.

바람에 실려온 먼 곳의 애증(愛憎)

밤새워 얘기하며

 

뻐꾸기 그늘 찾는 염천(炎天) 한낮

내 안의 달콤한 오수에

행복해 하며

 

조석(朝夕)의 찬 기운에 여린 어깨 파르르 떨며

거침없이 옷 벗어

가슴 저리게 사랑하리라.

 

삶은

어차피 꾸불꾸불한 것을

왜 혼자라고 못 살겠고

 

천둥번개 세찬 비바람이

두렵기나 하겠으며

 

밤하늘 잔별처럼

외롭기나 하겠읍니까만

 

그대를

열렬히 사랑하다 장렬히 산화(散華)하는

소박한 꿈 하나 키우며

 

높은 가지에 올라

오늘도

그대 오시는 길 바라보겠습니다.

 

'서툰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半)은 늘 아픔이 듯  (0) 2009.07.08
클로버꽃에 대한 단상(斷想)  (0) 2009.07.02
사랑은 물들임이다.  (0) 2009.06.21
황혼(黃昏)  (0) 2009.06.17
찔레꽃  (0) 2009.06.09